이 석 규
<전북음악협회 회장>
조물주가 우리에게 준 선물은 인간이 온 만물을 다스리라고 하였다. 그만큼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면서 세상을 지배하는 동물로 인식되어 왔다. 여기에 학습과 훈련을 통해 지식과 정보가 늘어나다 보니 과학의 발달과 물질문명의 개벽이 이루어지면서 세상은 참으로 편리함으로 여기며 누리면서 살게 되었다.
그런데 과학이 아무리 발달하여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으니 바로 사람이 가진 고정관념이다. 한번 자기의 중심에 고정관념이 사로잡혀 있으면 사실상 어떤 대단한 변화나 느낌이 오지 않는 이상 절대로 변하지 않는 것이 고정관념이다.
이 고정관념이 때로는 자신을 발전시킬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나락의 길로 들어가게 하는 불행의 단초가 되기도 한다. 고정관념은 다양성을 가진 인간의 생각이 이렇게 단순해 질 수 있을까 하는 것을 생각해 본다.
사람은 음악의 선율에 맞추어 하루를 시작하고 생활의 마무리를 한다. 우리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음악에 대한 것이다. 바로 클래식 음악 하면 대단히 어려운 것이고 고품위의 특정한 사람들만이 즐길 수 있는 것으로 벽안시 된다.
이에 반해 대중음악의 다양성은 일반인들에게 아주 가깝게 접근되면서 누구나 인식하는 대상으로 그 범위를 넓혀왔다. 예전에 각급 고등학교에서 예, 체능반이 있어 문화와 예술을 기반으로 하는 우리 사회의 근본에 대해 전공을 하고 싶은 학생들이 많았었고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음악이나 미술 그리고 연기나 체육 등으로 자신의 생활은 물론이고 국위를 선양한다든지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 고정관념이 이제는 순수문화와 예술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어놓고 말았다. 순수함으로 여겨지는 예술은 매우 어려운 것이고 대중적인 예술은 쉬운 것으로 인식되어 순수예술이 침체기를 맞게 된 것이다.
특히 음악에서는 순수예술의 기대치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따라서 클래식 음악의 부흥과 새로운 비전을 나타내지 않으면 순수예술의 고정관념이 그대로 굳어져 더욱 어려운 현실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런데 초, 중고시절의 각급 학교 음악 교과서에 나타난 일반적인 클래식 음악의 일상은 대중음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노래가 특히 많았다. 그중에서도 대중음악을 각색하여 클래식화 시킨 음악의 전환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그런데도 이제 성장기의 학생들은 TV의 영향 때문인지 순수예술보다는 대중예술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아쉬운 점은 이러한 고정관념의 틀을 언론에서 조명하기는커녕 대중예술에 대한 집중적인 매체 활동을 하게 되어 더욱더 고정관념이 굳어져 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 출신들의 순수예술인들의 본고장인 유럽 각국에 유학하면서 최고의 예술인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한류의 유행에 따라 대중예술의 끝자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활성화가 되다 보니 순수예술에 관한 관심이나 빈도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이 있다.
물론 이러한 대중예술의 발전속도에 발을 맞추지 못한 채 자기 테두리 안에서만 활동했던 순수예술인들의 좁은 안목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전북 도내의 유수한 대학에서도 음악학과가 점점 사라지고 그 자리에 대중적인 실용음악과나 비슷한 명칭의 음악 관련 학과들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순수예술인들은 고정관념의 틀 안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대중예술에 앞서서 더욱더 고품위의 전략을 구사하면서도 최고의 문화 예술적 가치를 담을 수 있는 가치 있는 문화콘텐츠가 생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 예술적 측면에서 고정관념의 역설을 깨야 할 필요가 있다. 예술적 가치를 담은 쉬우면서 대중과 함께할 수 있는 음악의 가치를 고정관념을 타파하면서 더불어 할 수 있는 예술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오늘도 클래식 음악의 중심에서 대중 예술화를 위한 많은 분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