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 로
<본지 논설위원/ 반태산작은도서관장>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재계서열 2위의 그룹이 하루아침에 도산하면서 대우그룹은 해체되고 국민경제에 막대한 폐해를 끼친 것으로 되어 있어 대한민국의 불패 신화에 대한 역설을 품고 그는 사라졌다.
예전 서울역 앞 대우빌딩은 가장 먼저 불이 켜지고 가장 늦게 불이 커지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대기업 직장인들의 로망이 바로 이곳에서 근무하는 것이라고 했다. 필자 역시 대학 시절 학교 교지를 만들면서 대우그룹의 취재를 위해 이곳에 들렸고 당시 홍보담당 상무에게서 김우중 회장을 소개해준다고 하기에 필자는 거절했던 기억이 있다.
대부분의 방문자가 당시 최고 경영자인 김우중 회장을 만나기 원하는 것이 최고의 목적이었을 텐데 필자가 만남을 거절하자 황당했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냥 취재를 위해서 대우그룹에 대한 일반적인 사실만을 원하였지 당시 김우중 회장을 만날 필요가 딱히 없어서 거절했었고 기회가 부여될 수도 있는데 그와 만남을 방문자가 거절한 것이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을 것으로 안다.
그가 품은 원대한 이상은 당시 대한민국의 경제 질서에 대한 꿈이자 목표였을 것이다. 그가 어록으로 남긴 그 유명한 ‘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는 말은 대우그룹 해산과 회계부정으로 인하여 빛이 바랬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대단한 열정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세계 각처의 여러 곳에 자동차 공장을 세우는 기염을 누가 감히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재벌들의 해체가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하면서 정치권의 논리에 따라 경제가 예속된다고 하여 많은 불안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어쨌든 대우그룹은 당시 우리 사회를 경제발전의 모델로 삼을 만 하였다.
결국, 속을 들여다보고 문제점을 찾다 보니 분식회계가 들통이 났다. 분식회계란 기업이 고의로 자산이나 이익 등을 크게 부풀리고 부채를 적게 계상함으로써 재무상태나 경영성과, 그리고 재무상태의 변동을 고의로 조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분식회계로 인하여 기업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신용등급 등에서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고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결국 대우그룹이 해체되는 비운을 남기게 되었고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당시의 채무 관계가 지금도 우리 사회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하지만 김우중 회장 개인의 입장을 보면 대단한 경제전략가였다. 물론 범죄자로 전락하면서 국민에게 불안을 안겨 주었지만, 그의 원대한 포부의 희망은 새로운 가능성의 도전을 안겨 주었었다.
사실 생소한 동유럽의 폴란드에 대우자동차 합작공장을 세워 티코 등의 자동차를 생산했다는 사실만으로 보면 대단한 경제전략가였고 이들이 무모했지만 과감한 투자는 대한민국의 관심을 끌 만하였다. ‘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그의 말을 새겨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가 세계 10대 경제권에 접어들면서 당시와는 많은 차이가 있고 자동차산업의 극대화로 당시의 산업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비약적인 발전을 하였지만 그래도 그의 경영철학이나 인생의 항로에 대한 사항은 누군가 비판은 할 수 있어도 비난은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언론에서는 당시 대우그룹의 부정에 대한 부역자들의 활동을 비판적 기사를 게재한 일이 있었다. 물론 대한민국의 경제에 대한 결론적 의미의 끝자락을 망친 경제의 주범으로 인식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들의 진취적인 야망이나 개인적인 치부를 하지 않았다는 면에서의 평가는 긍정이나 부정인 것을 떠나 한 번쯤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노릇이다.
이제 역사 속으로 대우의 자취는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창업자가 세상을 떠나면서 국민경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변화를 주게 되었지만 ‘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말은 아직 남아 있는 우리에게는 진리의 표상이 되어줄 어록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