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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을 벗어난 행위





이 경 로
<본지 논설위원/ 반태산작은도서관장>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중도를 취하라는 말이 있다. 한때 이런 중도형 통합을 사꾸라라고 하여 배척하면서 정치적인 변절자로 매도하곤 하였다. 철학자 헤겔이 주창한 사상에서 정반합이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결론은 판단과 그것에 모순되는 판단, 그리고 그 두 개의 판단을 종합한 보다 높은 판단을 이르는 변증법적 논리의 세 단계를 말한다.


즉 정반대의 내용을 가지고 그것을 보다 높은 판단의 가치를 이루게 되면 더 나은 사상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공자 역시 중도를 역설하였다. “ 초야에 묻혀 사는 인물로 백이, 숙제, 우중, 이일, 주장, 유하혜, 소련이 있다. 자기 뜻을 굽히지 않고 자기 몸을 욕되게 하지 않은 사람은 백이와 숙제일 것이다.


유하혜와 소련은 뜻을 굽히고 몸을 욕되게 했지만 그 말하는 것이 도리에 맞았고 행동이 사리에 맞았으니 그들은 그렇게 살아갔을 따름이다. 우중과 이일은 숨어 살면서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살았으나 몸은 깨끗이 유지했고 벼슬에서 물러나 사는 것이 권도에 맞았다. 나는 그들과 달라서 그래야 한다는 것도 없고,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도 없다.”


얼핏 보면 시대상황에 알맞게 살았던 자들에 대한 것이면서 다른 한편으로 보면 자신의 의지에 맞춰 시대상황을 보고 살았던 사람들이기에 평가의 몫은 오로지 후세대들의 몫일 것이다. 위 공자의 내용이 맞을 수도 있지만 일부 비판적인 성향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사회의 현상을 보면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칭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래야 사회구성원들 누구나 수긍하면서 절대적인 가치에 대한 순응을 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현대는 민주주의 개념이 뿌리박혀 있는 사회이지 중세 봉건사회가 아닌 개인의 퍼스널리티가 보장된 사회이기 때문이다.


예전 중국의 고사에 보면 어느 나라와 전쟁에서 상대방을 공략할 때 먼저 겁주기로 지금으로 보면 도저히 상식을 맞지 않는 행위지만 이 행위로 거의 싸우지 않고 상대방을 점령했던 일이 있는데 그것은 당시의 왕이 명하기를 자신의 군사 100명에게 성 밖 낭떠러지에 그냥 떨어져 죽으라 라고 했는데 당시의 군사 100명이 그대로 행하였다고 하며 그 광경을 본 상대진영의 왕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항복할 수 밖에 없었다는 고사가 있다.


생각해보면 당시의 군사 100여명도 가족이 있고 자신이 전쟁 통에 왕의 명령에 따라 그대로 죽어야만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비상식적인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상식을 벗어난 행위를 함으로써 상대방에 대한 위협과 본 진영에 대한 승리를 안길 수 있는 수단이 되었다.


이처럼 좋은 것으로 포장된 비상식적인 것이 있는 반면 정말 비상식적인 것들이 우리사회에 비일비재하면서 사회문제화가 되고 있다. 얼핏 보면 권력이 있는 힘있는자들의 권한처럼 보이지만 아주 비상식적인 것들이 상식으로 포장되어 애써 여론을 무시하면서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의 정당성만을 추구하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우리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와 기소 그리고 공수처법이 통과되자 전격적으로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했다고 하는 현역 국회의원과 보좌진들의 검찰 기소를 보면서 조금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사실상 가해자들은 국회 선진화법을 위반한 자한당 의원들이 대부분이지만 여기에 여당 의원들도 일부 끼워넣는듯한 의원들이 있어 여야 할 것 없이 반발하고 있고 또 여상규 법사위원장에 대한 기소가 되지 않은 것을 보면 상식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여기에 누구누구를 평가하는 것 자체가 별 의미가 없지만 우리사회의 상식이 사라지고 보편적인 사항들이 일방적으로 편중된다면 이는 법이나 생활 질서에 반하는 것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 결국 누구나 공감하면서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중도의 입장에서 사물을 정확하게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
2020년의 새해가 시작되면서 제발 정치권에서 일반사회 구성원들까지 상식으로 사회가 구성되고 수긍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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