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점차 푸르러지고 바야흐로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다.
어느덧 추석이 지나고 농가에선 한창 넉넉하고 풍요로울 시기이지만 예기치 못한 일이 닥쳐 울상이 된 사람들을 종종 접하는 때이기도 하다.
그 대표적인 일이 축사(畜舍)에 화마(火魔)가 찾아오는 것이다.
본래 축사 화재는 해마다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데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축사 화재 발생 위험이 점차 커지고 있다.
축사시설은 미흡한 전기안전시설과 가연성 보온재의 사용, 불에 타기 쉬운 볏짚과 사료의 적재 등으로 화재 발생 위험이 높다.
이 뿐만 아니라 소방관서와 멀리 떨어진 외곽지역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아 화재 발생 시 신속한 초기 대응이 어려워 많은 재산 피해가 우려되는 시설 중 하나다.
실제로 지난 9월에 익산시 왕궁면 소재의 한 돈사(豚舍)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불은 1시간 만에 꺼졌고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돼지 3백여 마리가 불에 타 죽는 등 약 1억 5천 4백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축사 화재의 특성상 가연성 물질이 많은 것 외에도 소방차량 진입로가 협소하거나 밀집된 건물배치로 인해 소방 활동에 제약이 따르는 점, 원활한 소방용수의 확보가 곤란한 점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축사 화재를 진압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편이므로 사전 화재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전북소방본부 화재통계에 따르면 전북 내에서 지난 5년간 일어난 축사 화재의 52%가 전기적 원인으로 인해 발생했다. 전기적 원인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축사시설의 전기 취약성을 개선해야 한다.
전기 관련 시설의 점검은 반드시 전문 업체에 의뢰해야 하며 축사 내의 오래된 전기배선을 교체하고 콘센트를 사용할 때는 먼지 등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주기적인 청소 및 환기로 분진이 축적되는 걸 막는 것도 방법이다. 축사 안에서 사용하는 보온등과 온풍기 등 전열기구도 정해진 규격과 용량에 맞게 사용하고 콘센트에 지나치게 많은 배선을 연결하면 안 된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초기 진화를 위한 소화기를 주요 지점에 비치해 화재에 대비하는 것도 필수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축사관계자가 화재를 예방하려는 안전의식을 갖는 것이다. 앞서 말한 여러 요인으로 인해 축사화재는 사전 예방이 중요한 만큼 관계자가 자발적으로 화재를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이 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도 자칫 ‘이 속담 그대로’ 행동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익산소방서 방호구조과 소방위 김충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