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근무지는 군산소방서 지곡119안전센터. 우연인지 운명인지 임용 전 소방학교 교육생으로 한 달간 현장실습을 했던 이곳에서 소방관으로서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
실습생이었던 나와 정식 소방관인 나, 단지 임용장 한 장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센터 입구를 들어서며 다지는 각오는 남다르다.
첫 야간근무, 지정받은 책상 앞에 가만히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 현장직으로서 응급처치에 필요한 기구들을 내 손에 길들이는 것이 첫 번째, 지속적인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현장의 특수성과 내가 배운 이론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 두 번째, 유자격자로서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현장을 이끌어가기 위한 마인드 컨트롤이 세 번째. 출동 벨이 울리기 전까지 수없이 되뇌었다.
그 순간 “구급출동, 구급출동, 지곡구급 출동입니다.” 출동 벨이 울렸다. 간호사가 아닌 구급대원으로 첫 심폐소생술(CPR) 출동이다. 현장에서의 모든 판단은 구급대원, 나의 몫이기에 그 책임의 무게가 나의 심장을 더 뛰게 했다. 출동 중 멘토 반장님과 업무분담을 하고, AED와 필요한 기구를 챙겨 현장으로 갔다. 현장은 생각보다 참혹했다. 식칼에 의한 열상으로 과다출혈 상태였으며 요구조자의 주변은 혈액으로 흥건했다. 우선 현장 안전을 확보한 후 멘토반장님과 나는 약속한대로 응급처치를 시작했다. 맥박과 호흡확인, 가슴압박, 정맥로 확보, 이송할 병원에 사전연락까지 촌각을 다투는 시간이었다.
환자를 구급차로 옮기는 과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좁디좁은 엘리베이터에서 요구조자에게 부착된 기구들을 유지하기 위해 나와 구급대원들은 불편함을 느낄 새도 없이 모든 신경을 요구조자에게 집중했다.
달리는 구급차 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시시각각 변하는 요구조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신속하게, 하지만 안전하게 구급차는 병원을 향해 달렸다. 처음으로 마주한 긴박한 상황에 요구조자에게 본능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었고, 우여곡절 끝에 병원에 인계할 수 있었다.
첫 출동을 통해 현장에서의 위급한 상황에서 환자를 처치하고 이송하는 것, 그리고 심정지와 같은 상황에서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도 지금의 초심을 잃지 않고 탄탄한 기본을 다지기 위해 꾸준한 노력과 연습을 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구급대원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통해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출동하는 우리 동료 소방대원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우리가 구한 그 귀중한 생명이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지곡119안전센터 소방사 한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