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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은 언제나 진행형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뜻깊은 삶을 사는 것이 나의 꿈이다. 그 꿈은 무엇이며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미래 나의 직업에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그렇다면 꿈을 이룰 수 있는 직업이 뭘까. 한참을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


 어느 날 길을 가던 중 우연히 좁은 골목길 안쪽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바람에 말 그대로 진귀한 불구경을 하게 됐다. 엄청난 화염이 뿜어져 나오는 현장에서 자신의 위험을 감수하고 불을 끄던 그 소방관의 모습이 나에게 멋진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 날의 강렬한 인상은 미래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줘 남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나의 꿈이 됐다.


 소방행정학과를 지원하고 학업 도중 소방서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의무소방대원으로 복무한 것은 모두 소방관이 되기 위한 예비단계였다. 무사히 병역의무를 마치고 쉽지 않은 시험을 거쳐 소방관으로 임용됐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처음 군산소방서에서 꿈에 그리던 소방관 제복을 입고 근무를 하게 됐을 때, 스스로 생각해도 자신이 너무 자랑스럽고 멋지게 생각돼 아무도 모르게 ‘나는 소방관이다. 진짜 소방관이다’ 외쳐보기도 했다.


 처음 출동지시를 받고 낯선 사이렌 소리와 함께 소방차를 타고 질주할 때만 해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해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화재현장에 도착해 마주친 화마는 풋내기 소방관을 겁쟁이로 만들고 말았다. 의무소방대원 생활을 하는 동안 소방관 곁에서 적잖은 화재를 지켜봤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 줄 알았는데, 막상 선배들과 함께 복장을 착용하고 무거운 장비를 지고 들고 연기 자욱한 아수라장을 오가다보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고 말았다. 생각과 달리 몸은 뜨거운 불길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그런데 선배들은 누구 한 사람 물러서는 법 없이 호스와 장비를 들고 불을 꺼나가기 시작했다. 그제야 나는 정신을 차리고 호스를 잡고 그 뒤를 따라 소방학교에서 배운 대로 ‘전진 또 전진’을 외치며 불길 속으로 들어갔다. 한치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고 거의 탈진상태에 이르렀을 때 겨우 화재진압이 끝났다. 나는 무슨 일을 어떻게 했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겨우 밖으로 나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을음과 흙먼지로 더러워진 방화복, 검은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 혼이 빠져버린 처참한 몰골이 바로 나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선배들은 지옥 같은 불길 속을 헤집고 나왔는데도 웃으며 농담을 하고 있었다. 순간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겁쟁이로 보여 앞으로 험난한 소방관의 길을 갈 수 있을까, 후회와 두려움이 몰려왔다. 마음이 착잡하고 혼란스러워 돌아오는 소방차 안에서 덜컹대는 차창에 머리를 기대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나 마음이 괴로웠다. 


 선배들은 이런 처참한 마음을 짐작했는지, “우리도 처음에는 다 그랬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다. 선배들 따라 다니다보면 언젠가 너도 후배를 토닥이게 될 거야” 웃으며 등을 두드려줬다. 그제야 내가 되고 싶었던 소방관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소방관은 보통사람이 접하기 어려운 극한의 상황 속에서 묵묵히 맡은 일을 해내고, 돌아오는 길에 생사의 고락을 함께 한 동료들과 농담하는 그런 멋진 사람인 것이다. 


앞으로 소방관 생활을 하는 동안 많은 어려움과 위험이 있겠지만 세월이 나를 단련시켜줄 것으로 믿는다. 언젠가는 멋진 소방관이 돼 있을 미래의 내 모습을 그리며 오늘도 소방서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군산소방서 사정119안전센터 소방사 신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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