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팔봉119안전센터에서 근무한 지 7개월 된 새내기 소방관이다.
수험생 시절 다니던 체력학원이 익산소방서 앞에 위치해 있었다. 그 당시 소방관이 되고 싶어 소방행정학을 전공한 나에게 팔봉센터는 신기루 같은 곳이었다. 간절하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신기루. 이런 게 운명일까? 관서실습부터 발령지까지 모두 신기루 같던 익산소방서의 직할센터인 팔봉119안전센터로 배정받게 됐다.
직할센터로 첫 발령을 받은 건 큰 행운이었다. 직할센터이다 보니 규모가 커 다양한 차량을 보유하고 있고, 타 센터보다 인원 또한 배로 많다. 게다가 본서 안에 있다 보니 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었다. 그 덕에 타 센터에 있었으면 겪어보지 못했을 행사 참여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관서 실습할 때까지만 해도 소방관하면 출동이 제일 크게 느껴졌었다. 그런데 발령을 받고 소방서에 오니 소방관이 하는 일이 이렇게나 다양하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다. 출동은 물론 다양한 행정업무와 각종 행사에 지원을 나가기도 하고 건물에 불이 났을 상황을 가정하여 현지적응훈련을 실시하며 소방서에 견학 오는 일반인들을 교육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이렇게 다양한 일을 하는 게 좋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한곳에 국한되지 않고 많은 경험을 쌓고 더 넓은 영역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꼈다.
외근직에서는 자격만 갖춘다면 얼마든지 다양한 보직을 경험할 수 있다. 나의 경우 공채로 입사해 화재진압대원으로 6개월간 활동하다가 최근 팔봉센터에 후발구급대가 도입되면서 구급대원으로 보직이 전환됐다. 채용시험에 합격하고 응급구조사 2급 과정을 자원 신청하여 자격을 취득해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새로운 일은 설레기도하지만 처음이기에 두렵기도 하다. 화재진압대원에서 구급대원으로 갑자기 보직전환이 되어 걱정이 많았다. 그런 후배를 걱정하는 따뜻한 선배님들 덕에 한 달가량 선발 구급대원 선배님들을 따라다니며 특별 트레이닝을 받았다. 이제 다음 주부터 후발구급대원으로 홀로서기가 시작된다. 그간 배운 것을 토대로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침착하게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이 자리를 빌려 따뜻한 가르침을 주신 선배님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보직전환이 되기 전 화재진압대원으로 6개월가량 근무하면서 제일 기억에 남았던 현장은 춘포면 섬유공장화재였다. 새벽 열두시가 좀 넘은 시간 통화소리와 함께 우렁찬 화재출동 벨이 울렸다. 출동 중인 펌프차 안에서는 최성기에 달했다는 무전이 들려왔다. 아직 큰 화재를 접해보지 못했기에 설레기도 하면서 두려움이 몰려왔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시뻘건 화염과 함께 새까만 연기들이 피어오르고 있었고 주변에서 뻥뻥 터지는 소리도 들려왔다. 불길이 커 가까이 다가갈수록 너무 뜨거웠다. 선뜻 다가가기가 겁이 났던 바로 그때 관창수인 주임님께는 거침없이 화염 앞으로 다가섰고 적극적으로 화재진압을 해나가셨다. 든든한 주임님을 따라 나도 관창보조로 힘을 보탰다. 그렇게 장장 6시간에 걸쳐 진화작업을 하고 나서야 모든 것은 마무리 됐다.
잔화정리까지 마치고나서 귀소 하는 길은 녹초가 되어 힘들긴 했지만 다친 사람 없이 무사히 귀소 했다는 것에 감사하고 보람찼다. 기나긴 시간 현장에서 끝까지 제 몫을 다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관리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수년이 지나도 현장 활동을 좋아하는 지금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여전히 현장 활동을 즐기는 내가 됐으면 한다. 더불어 다방면으로 학습하여 시민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든든한 소방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익산소방서 팔봉119안전센터 소방사 김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