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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소방서, 당신의 재난 대처 능력은 몇점?





올 여름 극장가를 강타한 한국영화 중 ‘엑시트’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가스 재난이라는 설정 속에서 정부의 재난 대피 문자가 일괄적으로 발송되고, 사람들은 옥상으로 올라간다. 현재 청년백수이자 산악부 출신의 남 주인공은 사람들에게 옥상으로 대피하라고 소리친다. 옥상문 개방이 중요한 상황에서 여러 건물들의 옥상문이 닫혀있는 절체절명의 순간. 주인공은 재난 매뉴얼을 활용하여 남다른 산악부 에이스 출신의 기지를 드러내며 없어서는 안 될 현실 히어로가 된다.


이처럼 이 영화는 관람객들에게 재난 매뉴얼을 제대로 갖춘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여러 영화 커뮤니티에는 영화‘엑시트'가 웃음뿐만 아니라 교육용으로도 좋은 재난 영화라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재난 매뉴얼을 활용한 응급 들것 만들기, “따따따 따따 따따따!”구조 신호 등 재난 발생 시 필요한 사항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대형재난이 온 시점에 재난 매뉴얼이 없다면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화재를 예를 들어 설명해 본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14~2018년) 간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는 2만4084건으로 부주의(61.8%, 853명 사상)로 인한 것이 가장 많았으며, 그 뒤를 이어 전기적 요인(20.3%, 423명 사상)이 뒤따르고 있다고 한다. 또, 부주의로 인한 화재 1만4872건 중 56.2%는 담배꽁초와 음식물 조리 중 자리 비움으로 발생했다. 특히, 285건의 사망 사례에 대해서 피해자의 행동패턴을 분석한 결과 출입구에서 화재 발생 시 다른 피난경로를 확보하지 못해 대피에 실패한 사례가 나타났다.


만약 우리가 세대 내 피난시설인 경량칸막이, 완강기 등을 숙지하고 있었더라면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먼저, 경량칸막이에 대해 알아보자. 경량칸막이는 화재 시 출입구나 계단으로 대피하기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옆집으로 피난할 수 있도록 9mm가량의 석고보드로 만들어진 벽이다. 여성은 물론 아이들도 몸이나 발로 쉽게 파손할 수 있어 화재 등 위급한 상황에서 목숨을 구하는 탈출로다. 지난 1992년 7월 주택법 관련 규정 개정으로 아파트의 경우 3층 이상 층의 베란다에 세대 간 경계벽을 파괴하기 쉬운 경량칸막이로 설치하도록 의무화됐다. 경량칸막이는 복도식의 경우 양쪽에, 계단식의 경우 옆집하고 닿는 부분에 하나 설치됐다.


두 번째로는 완강기이다. 완강기는 사용자의 몸무게에 따라 자동으로 내려올 수 있는 기구 중 사용자가 교대해 연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피난기구를 말한다. 일반 건축물은 3층에서 10층까지 설치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완강기 사용법은 간단하다. 완강기 함에서 완강기를 꺼내 지지대 고리에 완강기 고리를 걸고 잠근다. 지지대를 창 밖으로 밀고 아래를 확인한 후 줄을 바닥으로 떨어뜨린다. 사용자는 안전벨트를 가슴에 착용한 후 고정링을 가슴 쪽으로 당긴다. 이후 벽을 짚으며 양팔을 벌리고 벽을 바라보는 자세로 안전하게 내려가면 된다.  


끝으로 재난 매뉴얼을 소지하고 있지 않더라도 평소에 세대 내 피난시설의 형태·위치, 대피요령 등을 알고 있다면 ‘엑시트’ 영화처럼 우리도 안전한 현실 히어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명을 지키는 지혜는 아는 것에서 나온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이 되길 바래본다.
 

/익산소방서 방호구조과 소방사 정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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