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연시 회식 후 카페에 들어서면 홍해가 갈라지듯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사람들과 아닌 사람들이 나뉜다. 왜 추운 겨울에도 얼죽아(얼어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하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실까? 그래서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물어보고 인터넷도 검색해 보았다.
찾아본 결과, 뜨거운 아메리카노는 식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식으면 쓴 맛이 강해져 맛이 떨어진다고 한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기다리지 않고 바로 마실 수 있고 하 얼음이 녹아 연한 맛과 향을 오랫동안 느낄 수 있고 개운하고 깔끔함이 이유였다.
모든 음식과 약재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미(性味:성질과 맛)가 있다. 동양의학 이론에 따르면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우리 몸을 따뜻하게 변화시키는가 차게 변화시키는가에 따라 “열(熱)-온(溫)-평(平)-량(凉)-냉(冷)”한 성질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여름철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우리의 몸 이 더워지면 시원한 성미를 가진 음식들을 먹어서 그 열기를 식혀주는 지혜를 전수해 주었다. 겨울에는 당연히 따뜻하고 열량이 풍부한 음식을 먹어서 추위를 바어하기도 하였다.
약식동원이라는 말이 있다.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뜻이다. 제철 음식은 보약이 되기도 한다. 봄에는 추운 겨울을 뚫고 나온 향긋한 달래, 냉이, 쑥과 나무뿌리에서 올라온 영양분으로 띄워낸 나무순인 음나무, 뽕나무, 참죽나무(가죽나물) 등의 순이 있다. 여름에는 더위에 지친 몸의 기운을 보충하고자 닭고기에 인삼. 음나무, 옻나무 등을 넣고 끓인 백숙과 시원한 초계탕을 먹는다. 가을에는 열매인 오미자, 복분자로 청을 담거나 더덕, 도라지 뿌리를 음식 재료나 기관지염 예방에 사용한다. 겨울에는 배추, 무에 고추, 생강, 마늘 등 열성(熱性) 채소를 넣어 김장을 하였고 부족한 단백질을 콩을 이용한 된장, 청국장으로 보충하였으며, 감기예방과 치료에 숙지황, 천궁, 당귀 등이 들어간 쌍화탕, 생강차를 마셨다.
우리 몸과 마음도 사계절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계절에 나는 재료로 만든 제철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나친 카페인이나 계절에 맞지 않는 차가운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하게 된다면 몸의 불균형을 가져와 면역력 저하를 불러올 수도 있을 것이다.
마음에 따라 몸도 영향을 받지만 건강한 몸도 우리의 정신을 지배한다. 우리가 사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듯이 음식도 계절에 맞게 먹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