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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오늘 러시아군이 체첸을 침공했을 때 세계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경상북도 만한 면적에 120만명이 사는 나라와 러시아의 싸움이라니 도시 구색이 맞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그 결과는 잘 알려져 있다. 2년 뒤 러시아는 사실상 패잔병처럼 체첸에서 물러나고 그것은 직간접으로 보리스 옐친의 실각을 부추겼다. 그래서 세계는 체첸의 '국기'를 새삼 눈여겨 보게 됐다. 거기엔 산악국인 체첸을 상징하는 산과 달을 배경으로 울부짖는 늑대가 그러져 있다.
그것은 원래 낙천적이어서 춤을 즐기며 장수하는 것으로 유명한 체첸인의 또다른 모습이었다. 체첸 독립군의 전설적인 사령관 샤밀 바사예프가 '외로운 늑대'로 불린 것도 새삼 눈길을 끌었다. 따라서 채챈전쟁은 코끼리와 들쥐의 싸움 같은 것이 아니라 북극곰과 늑대의 대결인 셈이다. 그것도 보통 맹수들의 대결과 다르다. 원래 맹수끼리의 싸움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아 서로 피하기 마련이나 이들은 물러날 마당도 없는 셈이다.
체첸에 독립은 말 그대로 생명이 걸린 것이고, 러시아에 체첸은 연 260만 t의 석유가 나오는 자원의 보고이자 중앙아시아로 통하는 관문이었다. 그래서 99년 당시에는 총리이던 푸틴의 주도로 다시 체첸을 침공하고 그 여세로 푸틴은 대통령이 되어 환호하나 그 그늘 속에서 '늑대'는 울부짖었다. 지난 10월 모스크바 문화회관 납치 사건도 그런 것이다. 물론 푸틴은 170명을 희생시킨 채 사건을 진압했다.
아프간 침공에 바쁜 미국은 물론 유럽연합(EU)이나 중국도 각자의 국익에 따라 이를 묵인하고 있다. 그래서 늑대와 북극곰이 흥겹게 춤을 출 날은 기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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