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으로 3김 시대가 청산됐다면서도 누구는 줄을 잘 섰고 누구는 줄을 잘못 섰다고 하니 헷갈린다. 3김 시대는 가도 줄서기를 남아 있다는 말 아닌가. 실은 3김 시대 청산도 새해를 맞아 달력을 바꾸듯 간단하지는 않다. 줄서기가 그렇듯 3김 시대는 3김이 아닌 국민이 만든 것이고 그들의 퇴진은 주연급 배우 몇 명이 물러난 것일 수도 있다.
하나의 역사를 청산하기가 어려운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남북전쟁이 끝나도 흑인 차별이 끝나지 않은 것은 물론 '남군'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셈이다. 전쟁이 끝난 지 8개월 만인 1865년 오늘 남군이 주축이 되어 KKK가 결성된 것이 그렇다. 남군은 사라졌다기보다 지난날의 군복과 군모를 하얀 가운과 가면으로 바꾼 채 북군이 아닌 흑인에게 총을 겨누게 된 셈이다. 이들은 당국의 단속으로 5년 뒤에 사라지는 듯 했으나 1915년 다시 나타나 전성기를 누린다.
최근 들어 복면을 쓴 KKK는 거의 종적을 감추었으나 미국인의 마음속에 도사린 KKK가 사라진 것 같지는 않다. 지난달 스트롬 서먼드 상원의원의 100회 생일 파티에서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 트렌트 롯이 인종차별주의 발언을 한 것도 그렇다. 서먼드는 1948년 대선에서 인종격리주의를 내건 '남부당' 후보로 출마해 트루먼과 맞서기도 했던 인물. 롯은 그 일을 떠올리며 "그때(인종격리시대)가 좋았지"식으로 찬사를 보냈던 것이다. 9.11 이후 미국에서 아랍인들에 대한 테러가 부쩍 늘어난 것도 새로운 KKK를 보는 기분이다. 여기에는 잘 나가는 흑인들도 가세하고 있다니 더 놀랍다. KKK는 어느 인종에게서도 나올 수 있는 집단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