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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와 여배우'


1954년 오늘 조 디마지오와 마릴린 먼로가 결혼한 것은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 '전설의 만남'이다. 당시 디마지오는 야구에서 은퇴했으나 그가 41년 기록했던 56경기 연속안타 기록은 야구사의 전설로 남아 있다. 죽은 지 40년이 지나도 미국 최고의 섹스 심벌로 기억되는 먼로는 신화와 전설 사이를 오가고 있다.
그 먼로가 휴전 직후의 피폐한 한국을 찾아 왔던 것이다. 이 부부가 신혼여행차 일본에 들르자 먼로 혼자서 한국이 아닌 주한미군을 방문한 것뿐이나 시원치는 않은 대로 인연이다. 그 시원치 않은 인연도 까마득히 잊혀지려던 참에 또 다른 인연이 맺어졌다.
2000년 12월 야구선수 조성민과 탤런트 최진실의 약혼이 발표되자 모두들 '한국판 디마지오와 먼로'의 만남이라고 했다.
그 1년 전에는 디마지오도 죽어 그들은 전혀 모르는 인연이었다. 실은 조성민-최진실 커플이 과연 '한국판' 디마지오와 먼로인가도 꼼곰히 따진 것은 아니나 이를 탓할 수도 없다. 그런 걸 따지다 보면 디마지오와 먼로의 결혼이 9개월만에 파탄난 것도 빠뜨릴 수 없지 않은가.
그러나 오리지널에 손색없이 요란한 결혼식을 올린 한국판 디마지오-먼로 커플의 결혼이 최근 삐그덕거리자 그것이 '악연'처럼 떠올랐다. 다만 디마지오와 먼로의 결혼은 그처럼 불길한 것만은 아니다. 먼로에게는 3명의 남편외에 몇자리 수인지 헤아리기 어려운 남자들이 거쳐갔으나 두번째 남편인 디마지오는 그의 영원한 남자처럼 기억되고 있다. 그는 타격솜씨 못지 않게 훌륭한 인품이었으나 스스로를 제어 못하는 먼로의 추락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 '그라운드의 신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먼로의 무덤에 20년을 하루같이 장미를 바치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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