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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哀蘭'에서 愛蘭으로


영국의 제국주의는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유럽에서도 이웃인 아일랜드에서 시작됐다. 그것도 지구가 둥글다든가 인도에 황금이 널려 있다는 것도 모르던 12세기부터였다. 그리고 1923년 오늘 아일랜드에서 영국군이 철수하면서 그 제국주의도 해체되기 시작한다. 오랫동안 '애란'(哀蘭'같은 신세였던 아일랜드가 애란(愛蘭)이라는 실명을 찾게 되는 것이다.
BC 4세기에 들어온 켈트족과 2세기에 들어온 노르만인들이 결합된 아일랜드인들은 12세기부터 영국이 자주 침입함으로써 고난의 역사에 접어든다. 엘리자베스 여왕 등은 북아일랜드에 영국인들을 이주시키면서 반항을 무자비하게 억눌렀다. 여기에다 영국 국교와 가톨릭이라는 종교분쟁까지 겹쳐 탄압을 받는 동안 아일랜드인이라면 굶주림을 떠올리게 됐다. 굶주림으로 세계사에서 가장 유명한 아일랜드의 감자 기근도 천재(天災)라기보다는 인재(人災)이자 비정한 식민정책 탓으로 볼 수 있다. 밀과 귀리를 먹던 아일랜드인들은 17세기부터 값싼 감자를 먹었으나 1840년대의 곰팡이병으로 감자 흉년이 들었다. 그 바람에 수백만명이 죽거나 외국으로 떠났다. 당시 미국으로 간 케네디 가문이 대통령을 배출하지만 그것은 먼 훗날의 일이고 당장에는 인구가 800만에서 400만으로 줄어든 죽음의 섬이 됐다. 당시 밀과 귀리는 풍작이었으나 가난한 현지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그래서 외국으로 떠나는 기민들을 실어나르랴 곡식을 수출하랴 항구는 배들로 붐볐다. 그래서 오랜 항쟁 끝에 독립을 회복한 아일랜드는 마치 아시아 신생국처럼 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다. 그래서 노동력이 아쉽지만 인구가 500만으로 감자 기근 당시의 숫자를 찾지 못해 한결 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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