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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오늘 인천 가천의대 부속 중앙 길병원에서 한 뇌사자의 심장 콩팥 등 일곱가지 장기가 적출된 것은 처음 보는 일이 아니다. 1969년 국내서 신장 이식이 이루어진 이래 정상인으로부터 한쪽 신장을 떼어내는 것은 물론 뇌사자에게서 장기를 몽땅 드러내는 일은 흔했다. 다만 그때까지 뇌사자의 장기를 드러내는 것은 불법이었다. 실은 법적으로 '뇌사자'는 없었다. 뇌가 죽어 의학적으로는 죽은 사람도 법적으로는 살아 있어 장기를 떼어내는 것은 살인행위였다. 따라서 죽은 목숨으로 살아 있는 목숨을 구하려는 수술은 인술이기 전에 범법이자 2중의 살신성인이기도 했다. 가망없는 목숨이라도 그 숨통을 완전히 끄는 것이 살신이고, 그 결과 스스로 죄인으로 몰리는 것도 사회적 동물로써의 살신인 것이다.
그런 현실을 개선하려 그해 2월 9일부터 장기이식에 관한 법이 실시됐고, 길병원의 수술은 그 첫 케이스였으나 아직도 '뇌사'는 합법화되지 않았다. '장기이식에 관한 법'이 우선 그렇다. '뇌사'가 '장기' 속에 숨어 있는 식이다.
현실에 비춰 너무 늦게 실시된 그 법도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3월부터 바뀐다. 국립장기이식센터가 뇌사자의 장기를 독점적으로 관리하도록 하는 조항이 문제여서다. 국가에서 장기를 관리하자 뇌사 환자를 치료하던 대학병원 등의 환자 가족에게 장기 기증을 설득하려는 열의가 떨어지고 그것이 장기 기증의 감소로 이어져서다.
그래서 대학병원 등에 관리권을 주었으니 경제 용어를 빌리자면 장기관리의 민영화인 셈이다.
뇌사 문제를 둘러싼 법들이 굼뜨고 헤매는 것을 두고 우리 법체계가 '뇌사' 현상을 일으켰다고 비난할 일은 아니다. 생명이 날로 경시되는 것이 더 걱정스러워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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