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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오늘 재독 작곡가 윤이상이 감옥에서 풀려난다. 동베를린 간첩단사건으로 끌려온 그가 2년 만에 서독으로 되돌아간 것은 반갑다. 그리고 2년 뒤에 그가 서독 국적을 얻은 것은 야속하기에 앞서 아프다. 그가 '독일인'이 된 지 15년이 지난 86년에 작곡한 교성곡 '나의 땅 나의 조국이여'에서 그 '나'는 독일인이 아닌 한국인이다. 불가항력의 힘에 끌리다시피 '나의 땅'에 끌려왔던 그는 불가항력에 끌리듯 '나의 민족'에게서 멀어져 간 것이다.
그래선지 그가 수형중이던 68년에 작곡한 '나비의 미망인'이 새삼 눈길을 끈다. 한 고위관리가 밤만 되면 자유를 찾아 나비가 되는 꿈을 꾼다는 이 오페라는 장자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으나 그것은 물론 겉모습이다. 독일 작가 루이제 린저의 눈에 '상처받은 용'으로 비친 윤이상은 또한 자유를 그리워하는 나비이기도 했다. 그 나비는 남북을 오가지 못하는 민족의 모습일 수도 있다.
그러던 윤이상이 95년 타계하자 '나비의 미망인'이 새삼 눈길을 끈다. 그가 미망인(이수자)을 남기고 가서만은 아니다. 이 미망인은 그 4년 뒤인 99년 오페라 '심청'의 국내 초연을 앞두고 예술의 전당이 귀국을 초청했으나 명예회복을 요구하며 귀국을 거부했다. 바꾸어 말하면 윤이상의 작품은 허용됐으나 그에게 씌워진 간첩 등의 혐의는 벗어지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이수자는 아직도 '나비의 미망인'의 시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윤이상의 유해도 그렇다. 북한에서 묘를 이장하려 했으나 통일되면 고향인 통영에 묻히겠다던 윤이상은 '남의 땅'에 누워 있다.
4월의 통영국제음악회에서 '나비의 미망인'이 공연됨으로써 그의 혼만이 고국 나들이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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