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도가 최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제23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에 참가해 거둔 수출 성과는 실로 주목할 만하다. 도내 15개 기업이 참가해 총 3천278만 불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고, 4천200만 불에 달하는 수출 상담도 이어졌다. 이는 단순한 참여를 넘어, 전북의 수출 역량과 잠재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결과로 평가된다. 특히 폐태양광 패널 재활용 기술을 앞세운 A사의 3천만 불 계약 체결은 신성장 산업 분야에서의 가능성을 활짝 열며 도민들에게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안겨 주었다.
그러나 이번 성과가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일회성 이벤트나 우연한 성과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수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지금부터 더욱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전북자치도는 다음과 같은 점에 주목하고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우선, 맞춤형 해외 마케팅 지원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이번 대회 성과 역시 전북도와 경제통상진흥원이 협업해 사전 바이어 발굴과 온라인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수행한 결과였다. 이와 같은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은 앞으로도 모든 수출지원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 단순히 전시회나 박람회에 기업을 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거래로 이어질 수 있도록 바이어 데이터베이스 구축, 통역·번역, 인증 획득 지원 등 전 주기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수출 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와 R&D 지원도 확대돼야 한다. A사의 사례에서 보듯, 기술 기반의 수출이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견인하는 핵심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친환경, 바이오, 뷰티 등 전북이 강점을 지닌 분야에서 연구개발과 기술 고도화를 촉진하기 위한 자금지원과 연구기관 연계가 필요하다.
여기에 해외시장 개척에 있어 ‘장기 관계’에 대한 인식 전환도 중요하다. 생강진액을 수출한 B사가 바이어와의 1년 넘는 교류 끝에 추가 계약을 이끌어낸 사례는 시장에서 신뢰 기반의 관계 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중소기업들이 단기 수출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으로 해외시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중장기 멘토링, 현지 시장 정보 제공, 수출보험 등의 정책이 더욱 정교하게 설계돼야 한다.
아울러 이번과 같은 국제 비즈니스 대회 참여를 보다 체계화하고 정례화해야 한다. 전북이 작년에는 직접 대회를 유치하고 올해는 성공적으로 참가함으로써 도내 기업들의 위상을 높였듯 앞으로도 해외 주요 행사에 전략적으로 참여하며 인적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장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행정기관이 교두보 역할을 강화하고, 기업들도 글로벌 협업을 염두에 둔 마인드셋 전환이 필요하다.
끝으로, 관세 문제 등 무역환경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도내 수출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역 차원의 과감한 정책 실험과 민관 협력체계가 절실하다. 이번 성과를 단순한 ‘이벤트의 결과’로 소비하지 말고 ‘지속 가능한 수출 생태계’ 구축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지금의 발판을 미래의 도약으로 연결지을 수 있는 정책적 혜안과 실행력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