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6·3 대선 레이스에 본격 나섰다. 표면적으로는 ‘통합’과 ‘쇄신’을 외치고 있으나 그의 정치적 행보와 주변 인선은 그 모든 외침이 허울뿐임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김용태 비대위원장 내정자가 "국민들이 놀랄 만큼 빠르게 변화하겠다"며 환골탈태를 다짐한 직후, 김 후보가 내세운 인사 라인업을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탄핵 반대와 계엄 옹호로 대표되는 친윤 내란 잔당들과 나란히 선 김 후보의 모습에서 국민이 어떤 쇄신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단 말인가.
윤석열 정권하의 불법계엄 검토와 탄핵 회피 시도는 헌정 질서를 위협한 반헌법적 작태였다. 김용태 내정자의 사과는 당연했고 그것이 진심이라면 과거의 행태를 주도하거나 동조했던 인물들로부터 당을 분명히 선 긋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나 김문수 후보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권성동 전 원내대표를 비롯한 탄핵 반대, 계엄 옹호 세력을 대거 선거대책본부에 기용하며 오히려 ‘내란세력’과 손을 맞잡는 형국이다. 이는 도저히 통합이라 부를 수 없는 퇴행적 봉합이며, 민심을 철저히 무시한 정치적 뒷거래일 뿐이다.
김 후보는 “상처를 보듬고 화합해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했지만 그 '화합'이란 명분 아래 책임 추궁을 회피하고 과오의 청산 없이 겉으로만 단결을 연출하려 한다면 이는 유권자에 대한 기만이다. 국민은 그런 위선적 쇼에 더 이상 속지 않는다. 정당민주주의를 파괴한 세력을 끌어안는 것이 화합일 수는 없다. 김 후보가 후보 교체를 시도한 이들과 나란히 대선에 나선다는 것은 당원과 지지자, 더 나아가 헌법 질서를 지킨 국민 전체에 대한 배신 행위다.
국힘 내부에서도 ‘묻지마 통합’ ‘얼굴마담’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단순한 비난이 아니다. 이는 김 후보와 당 지도부가 쇄신의 진정한 의미를 외면한 채, 기득권과 타협하며 국민의 눈을 속이려는 태도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다. 겉으론 사과와 반성을 말하지만 실상은 같은 세력이 다시 권력을 나눠 갖는 구태의 반복이다. 김 후보는 과거 윤석열 치하에서 벌어진 내란 시도에 대해 명확한 태도를 보여야 하며 그 책임자들로부터 거리를 두는 것으로 쇄신의 진정성을 증명해야 한다.
정당의 환골탈태란 단순한 인사 개편이나 말 잔치로 끝내는 게 아니다. 철저한 자기반성과 책임 규명, 그리고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인물이 당을 이끌 때 가능한 일이다. 김문수 후보가 진심으로 국민의힘을 살리고 싶다면, 지금의 위선과 봉합 정치는 과감히 타파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6·3 대선은 국힘의 재도약이 아닌, 민심으로부터 철저히 버림받는 참패의 무대가 될 것이다.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 계엄령의 그림자가 드리웠던 암흑의 시기를, 그리고 그것을 끝내 막아낸 자신들의 투쟁을. 그런 국민 앞에서 김문수 후보가 벌이고 있는 이 ‘순간 모면용 연극’은 오히려 분노만 부를 뿐이다. 통합을 가장한 봉합, 쇄신을 위장한 퇴행. 국민은 이미 진실을 꿰뚫어 보고 있다. 위선에 기대어 민심을 되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착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