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도가 도내 중소기업 56곳을 ‘성장사다리’로 선정하고 이들을 내수와 수출 양축의 견인차로 키우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재)전북특별자치도경제통상진흥원, (재)전북테크노파크 등 유관기관과의 협업 아래 추진되는 이번 ‘2025 중소기업 성장사다리 육성사업’은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기업별 맞춤형 지원을 통해 지역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겠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사업은 매출 규모와 성장 잠재력에 따라 돋움 기업부터 글로벌 강소기업까지 다섯 단계로 기업을 분류하고, 기술개발·시제품 제작·마케팅 등 수요 기반 지원을 체계적으로 제공한다. 특히, 올해 신설된 ‘혁신기업’ 부문은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두각을 보이는 중소기업을 글로벌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이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위한 단발성 접근 정책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강소기업을 글로벌 무대에 내세우려는 전략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사업의 또 다른 특징은 제도적 정비를 통한 효율성 제고다. 동일 기업의 중복 수혜를 방지하고 상위 단계 기업이 다시 하위 단계로 내려앉는 ‘역행’ 사례를 제한하는 방식은 지원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이다. 아울러 모든 신규 기업을 대상으로 ESG 경영 진단과 개선 프로그램을 의무화한 점도 의미가 크다. 이는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는 정책 방향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전북의 경제는 그간 수도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구조, 취약한 산업 기반 등으로 인해 성장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러한 현실에서 중소기업은 지역경제의 중추이며 이들의 성장은 곧 전북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요인이다. 성장사다리 사업은 이들 중소기업들이 기술력과 시장 경쟁력을 갖춘 중견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시스템적 발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매우 크다.
하지만 문제는 ‘선정 이후’다. 선정된 기업들이 실제로 성장을 이뤄내고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후속 관리와 지속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단발성 사업으로 끝나서는 안 되며 사업 성과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함께 피드백을 통해 매년 더 정교한 정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또한 기업 간 교류와 협업을 촉진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실질적인 해외 판로 확보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
이번 사업이 전북경제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디딤돌이 되기 위해서는 행정기관의 세심한 운영과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동시에 요구된다. 전북도는 향후에도 지역 내 숨은 강소기업들을 지속적으로 발굴·육성하고, 이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를 통해 선정된 도내 강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정치권, 도민들이 힘을 모아 적극 도와야 한다. ‘성장사다리’는 단순한 지원사업이 아닌, 전북경제의 미래를 짊어진 전략사업이다. 이 사다리를 밟고 올라선 중소기업들이 지역의 산업 생태계를 이끄는 중심축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