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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만금 신항, 크루즈 관광 전진기지로 삼자


전북자치도가 새만금 신항과 부안 격포항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인 크루즈관광 유치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는 전북의 산업 지형을 전환시키고 글로벌 해양관광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내년 개항 예정인 새만금 신항이 그 중심축이 될 것으로 보이며 도는 이를 기반으로 크루즈 선사 및 여행사 유치를 위한 종합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열린 ‘새만금 신항만 크루즈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는 전북 크루즈산업의 본격적인 시동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도와 시·군, 새만금개발청, 해양수산청, 한국관광공사 등 관계기관 50여 명이 참여해 전략을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한 이 자리에서는 크루즈산업 유치 기반 마련을 위한 실질적인 과제들이 다뤄졌다. 수용태세 점검, 인센티브 방안,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한 콘텐츠 기획 등은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행력을 갖춘 전략 수립의 핵심이다.

사실 전북은 그간 크루즈산업 기반 조성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펼쳐왔다. 지난해 11월 새만금청과 군산해수청을 비롯한 8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담 TF팀을 가동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크루즈산업 발전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정책 추진의 제도적 틀도 갖췄다. 지난 주말 부산에서 열린 크루즈 워크숍에 전북도가 참여해 관련 기관 및 전문가들과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새만금 크루즈 유치 계획을 홍보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매우 의미 있는 발걸음이었다.

이러한 노력들은 단순히 새로운 관광자원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크루즈관광은 평균 체류 시간과 1인당 소비가 높고, 항만 인근 지역뿐 아니라 광역권 전반에 경제적 파급 효과를 미친다. 전북의 경우 부안 격포, 고창 선운사, 전주 한옥마을, 군산 근대문화유산 등 역사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풍부한 관광자원을 갖추고 있어 크루즈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여행 목적지가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지역 특산품, 음식, 전통문화 체험 등과 연계한 관광 콘텐츠는 전북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하지만 가능성과 계획만으로는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국제 크루즈 유치에 적합한 인프라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 선박 입항과 하선, 출입국 심사, 검역 절차 등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과 터미널 시설, 관광객을 수용할 교통 및 숙박 인프라의 확보는 필수 과제다. 크루즈 선사와 여행사들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정성과 편의성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전략이 아무리 정교해도 경쟁 항만에 밀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전북도는 향후 연구용역을 통해 도출된 결과를 실천 가능한 로드맵으로 구체화해야 하며 예산 확보와 관련 법·제도 정비, 민관 협력 확대 등 정책적 뒷받침도 병행되어야 한다. 새만금 신항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크루즈 관광의 전진기지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의 준비가 얼마나 정교하고 지속 가능한가에 달려 있다. 크루즈관광은 단기 성과가 아닌 중장기적인 시야로 접근해야 하며 전북도가 이를 새로운 지역 성장동력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멈추지 않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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