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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북, 지역축제 추천율 ‘전국 1위’의 의미


전북이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지역축제 추천율 1위를 차지했다. 여행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최근 발표한 ‘2025 여행자·현지인의 국내 여행지 평가 및 추천 조사’에 따르면, 전국 4만8천79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전북은 여행자 37.8%, 현지인 49.9%로 합산 43.9%의 추천율을 기록하며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이 결과는 단순한 순위 이상의 함의를 지닌다. 수도권에 비해 교통·숙박 인프라가 열악한 비수도권, 그중에서도 전북이 전국 1위에 오른 것은 지역축제가 가진 콘텐츠 경쟁력이 수도권의 인프라를 압도할 만큼 강력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오늘날 관광 트렌드는 단순한 관람에서 벗어나 체험과 스토리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북의 축제는 이러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 전통문화, 자연경관, 특산물을 바탕으로 한 ‘현장 체험형 관광’을 구현해 왔다.

기초단체 단위의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전국 229개 기초지자체 중 20위권 내에 전북 14개 시·군 4곳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남원시는 61.4%로 전국 2위를 기록하며 2019년 대비 18계단이나 상승했다. 남원 춘향제, 임실 치즈축제, 고창 청보리밭 축제, 정읍 벚꽃축제 등은 농특산물과 생태·역사 콘텐츠를 결합해 차별화된 매력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남원은 전통문화 자산인 춘향제를 스토리텔링과 결합했고 임실은 치즈라는 특산물을 활용한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이러한 성과는 지역축제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축제는 이제 지역 고유의 문화와 정체성을 담는 플랫폼이자, 지역 경제를 살리는 강력한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관광객은 축제를 통해 농특산물을 경험하고 구매하며, 숙박과 식음료 소비로 이어져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한다. 나아가 SNS 확산으로 인지도와 재방문율이 높아지는 선순환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전북의 다수 축제는 ‘찾아가 보고 싶은 축제’에서 나아가 ‘다시 찾는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 성과를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축제 경쟁력은 차별화된 콘텐츠와 체험,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에서 나온다. 그러나 많은 지자체가 성공 사례를 무분별하게 모방하면서 본래의 지역성을 잃는 경우도 있다. 단순한 ‘흥행’에 치중해 본질을 놓친다면 축제의 매력은 금세 퇴색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전북은 ‘전북다움’을 지키면서 품질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체류형 관광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교통, 숙박, 안내 시스템 등 기반시설을 정비하고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축제 경험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즐길 수 있게 하는 시도도 병행해야 한다.

이번 조사 결과는 전북이 문화관광 경쟁력에서 한발 앞서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1위라는 타이틀은 결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다. 지역축제는 K-컬처와 맞물려 세계적 관광 자산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크다. 전북이 이번 성과를 발판 삼아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문화관광 거점으로 도약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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