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학교가 '글로컬대학30' 본지정을 앞두고 박진배 총장이 사임했다.
5일 전주대에 따르면 학교법인 신동아학원 임시 이사회를 통해 '박진배 총장 면직 및 총장 직무대행 선임'건을 심의한 결과, 박 총장이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하는 것으로 의결, 권수태 교육부총장을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앞서 박진배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대학 구성원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대학의 운영 주체인 학교 법인이 구성원들이 염원하는 글로컬대학 최종 선정을 스스로 가로막고, 오히려 멀어지게 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박 총장은 "학교 법인 신동아학원 측이 글로컬대학의 필수 요건인 정관 개정을 이사회 의결을 통해 반대하고, 한국연구재단에 공문을 보내 이런 내용을 알렸다"는 주장이다. 2022년 2월 취임한 박 총장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전주대는 호원대와 연합 형태로 지난 5월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 대학에 선정되면서 거버넌스를 구성해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내용으로 정관을 바꾸고, 글로컬대학 사업 종료 후 스타센터를 전북도에 기부채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신동아학원 측은 정관 개정 등을 수용하면 이사회 권한 훼손이 우려되고, 기능도 유명무실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두 안건에 모두 반대했다.
정관 개정이 부결되면서 전주대 내부에선 '이사회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전주대 교수노동조합은 지난달 30일 성명서를 통해 "스타센터 기부채납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합리적 의사 도출 과정 없이 찬반 선택의 문제로 끌고 간 총장과 본부의 대처는 아쉽다"면서 "학교 발전을 위해 경제적 기여를 거의 한 적이 없는 법인이 전주대의 자구 몸부림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좌절시켰다는 사실은 충격을 넘어 분노를 자아낸다"고 비판했다.
전주대 직원노조도 "입시 모집 불이익과 대내외 인지도 추락 등 직간접 영향을 고려하면 이사회의 결정은 '해교 행위'"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전주대 A 학생은 "2천억 원이 지원되는 기회를 이사회가 막은 것은 학교가 망하길 바라는 것 같다"며 "사실상 글로컬대학에 떨어진 학교들은 10년 뒤엔 전부 통합되거나 폐교할 것 같은데 이사회에서 전주대의 존속을 바라지 않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7일 전주대-호원대는 교육부 대면 평가를 마치고 이달 중순 예정된 글로컬대학 본지정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글로컬대학에 최종 선정되면 정부에서 1000억원, 전북도 등 지자체에서 1050억원을 지원받아 총 2050억원을 받게 된다.
/최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