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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정과제에 반영된 공공의대와 고령친화단지

전북자치도의 숙원인 공공의대 설립과 고령친화산업복합단지 조성이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에 반영되면서, 두 사업이 본격적인 추진 동력을 얻게 됐다. 이는 국가적 차원의 의료 불균형 해소와 급속한 고령화 사회 대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북은 이제 그동안의 노력 위에 구체적 성과를 만들어내야 할 책무를 안게 되었다.

먼저 공공의대 설립은 의료 취약지 문제 해결을 위한 최적의 대안으로 꼽힌다.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된 의료 인력과 시설은 지방의 필수의료 공백을 심화시켜 왔다. 응급·분만·소아과 등 기피 과목은 특히 심각하다.

전북은 이미 서남대 의대 정원을 활용한 공공의대 설립을 확정하고 부지를 절반 이상 매입했다. 이 대통령이 공공의대를 7대 지역 공약에 포함시킨데 이어, 이번에 국정과제로 공식 반영한 것은 지난 수년간 전북도와 지역 정치권이 중앙정부·국회를 상대로 치밀하게 설득해 온 결과다.

관건은 법안 통과다. 현재 ‘공공의대법’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에 계류 중이다. 전북도는 연내 법안 통과를 목표로 정치권·관계부처·시민단체와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나아가 연구용역과 자체 정책 마련을 통해 설립 당위성을 뒷받침하며 내년까지 남원 부지매입을 완료해 착공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공공의대는 단순히 전북만의 과제가 아니다. 국민 누구나 차별 없이 제때 의료서비스를 받는 사회를 위한 국가적 책무이자 지방 소멸 위기 대응의 중요한 안전망이 될 것이다.

또 다른 핵심 국정과제인 고령친화산업복합단지는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는 ‘실버경제’를 선점하기 위한 국가 전략과 맞닿아 있다. 2030년에는 전 세계 60세 이상 인구가 14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유럽과 일본 등은 에이지테크(Age-Tech)를 앞세워 관련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전북은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새만금 국가산단에 6천억 규모의 고령친화산업복합단지를 조성하려 한다. 연구개발 인프라와 기업입주 공간, 생태공원까지 아우르는 단지를 구축해 아시아 대표 실버산업 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사업은 은퇴세대 맞춤형 지원과 국가적 차원의 고령화 대응을 위한 필수 인프라다. 이미 정부 예산안에는 보건복지부 타당성 연구용역이 반영돼 추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전북이 선제적으로 마련한 기본구상과 5개년 진흥계획도 구체적 실행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공공의대와 고령친화산업복합단지의 성패는 결국 지역 정치권과 중앙정부, 그리고 해당 시군이 얼마나 긴밀히 협력하느냐에 달려 있다. 법안 통과 지연, 예산 확보 차질, 사회적 합의 부족 등 장애물은 여전히 많다. 그러나 이번 국정과제 반영은 분명한 기회다. 전북은 이를 토대로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모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는 특정 지역의 이익을 넘어, 국민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약속이다. 공공의대와 고령친화산업복합단지 추진은 그 약속을 현실로 만드는 시험대다. 전북이 국가적 현안 해결의 선도적 역할을 해내길 기대한다.
  • 글쓴날 : [2025-09-17 13:4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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