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영 국회 기후환경노동위원장은 28일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출자회사들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에서도 이들로부터 거둬들이는 배당금은 되레 세 배 가까이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이 자회사들을 ‘현금창구’로 활용하면서 자체 적자를 메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 국내 출자회사 10곳의 부채는 2021년 3,828억 원에서 2024년 1조 859억 원으로 약 2.5배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전이 출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34억 원에서 104억 원으로 약 3배 늘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한전은 2023년 대규모 적자에 직면하자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출자회사에 ‘중간배당’을 요구했다. 당시 켑코솔라(52억 원)와 켑코이에스(47억 원)는 한전에 배당금을 지급했는데 이는 해당 회사의 순이익 대비 각각 92.39%와 117.57%에 달하는 수준이다. 실제로 켑코솔라의 배당성향은 2021년 55%에서 올해 65%로, 켑코이에스도 같은 기간 55%에서 70%로 상승했다.
문제는 한전이 사업 리스크를 떠안은 출자회사에까지, 배당금 수령을 확대했다는 점이다. 출자회사 ‘카페스’는 2023년 한전의 ‘동해안-수도권 HVDC 공사’를 수행하면서 약 2천억 원의 부채를 떠안았는데, 해당 공사는 하남시의 동서울변전소 증설 불허로 준공이 지연되고 있다. 그럼에도 한전이 카페스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2022년 11억 원에서 2024년 19억 원으로 약 1.7배 늘었다.
출자회사 배당금 확대에 대해 한전은 상법상 배당 한도보다 더 보수적으로, 전년도 당기순이익 한도 내에서 배당금을 산정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카페스의 부채는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매출로 전환될 예정인 ‘착한 부채’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내부 돌려막기를 통해 회계상 단기 성과에만 몰두하면 한전과 출자회사 모두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한전은 출자회사 현금에 기대기보다 자체 재정구조 개선과 미래 산업 투자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서울=김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