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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술과 인재로 미래 여는 전북의 K-배터리 비전

전북이 글로벌 이차전지 산업의 메카로 도약하기 위한 전주기 지원체계 구축에 본격 나섰다. 단순히 기업 유치에 머무르지 않고 연구개발, 기술혁신, 인력양성, 글로벌 협력까지 산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하는 종합 지원 전략을 내세운 점이 주목된다. 이는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중국의 저가 공세로, K-배터리 산업이 거센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국내 산업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절박한 대응이다.

전북은 이미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이후 국내 배터리 산업의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24개 기업이 총 9조3천억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며, LS L&F와 SK온, 포스코퓨처엠 등 국내 주요 대기업과 유망 중견·중소기업이 함께 집적을 이루고 있다. 특히 지난달 준공한 LS L&F배터리솔루션의 전구체 공장은 향후 1조 이상을 추가 투자하고, 700여 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어서 실질적 성과가 기대된다.

이차전지 산업의 핵심 경쟁력은 소재 기술력과 재활용 역량에 있다. 원자재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 구조상, 공급망 내재화와 자원순환 체계 구축은 산업 생태계의 생존과 직결된다. 전북자치도가 추진 중인 ‘이차전지 실시간 고도분석센터’와 ‘디지털트윈 기반 사용후 배터리 재자원화 최적화센터’는 이러한 문제의식 위에 세워진 전략적 시설이다.

더불어 전북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역기술혁신허브 육성 지원사업’에 선정돼 5년간 290억의 예산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소재 개발부터 리사이클링까지 전주기 맞춤형 R&D를 추진하며, ‘친환경·고성능 이차전지 핵심소재 기술혁신허브 협의체’를 통해 산학연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산업 생태계의 또 다른 축은 인력이다. 전북대와 군산대 등 도내 10개 대학이 관련 학과를 운영 중이며 2026년부터 전북대는 ‘이차전지 전공’을 신설해 매년 30명의 전문 인재를 배출할 예정이다. 도내 특성화고 5곳에서도 12개 관련 학과가 운영되고 있고, 이리공고는 마이스터고 전환을 추진 중이다.

산업 정책의 현장 실행력 또한 중요하다. 전북도는 ‘이차전지 특화단지 추진단’을 중심으로 기업의 안정적 입주와 정착을 지원하고 각종 규제 개선과 애로사항 해소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과의 연결 또한 빠질 수 없다. 전북도는 올해 ‘인터배터리 2025’와 ‘배터리 코리아 2025’에 참여해 새만금의 투자 매력을 적극 홍보했고, 이번 주에 열리는 ‘2025 새만금 이차전지 국제콘퍼런스’는 이런 노력을 집대성한 자리다.

결국은 전북이 추진하는 전주기 지원체계의 핵심은 ‘현장 중심의 기술 생태계’다. 기업의 투자와 연구, 인력양성, 국제 협력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때 비로소 산업 거점으로서의 위상이 완성된다. 중앙정부는 이러한 지역의 선제적 시도에 정책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전북 역시 행정 효율성과 지속가능한 정책 추진력을 높여야 한다.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이차전지 산업의 도약은 대한민국의 미래 에너지 산업 지형을 재편할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 글쓴날 : [2025-10-31 14: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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