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도가 새만금 신항만을 중심으로 한 크루즈관광 거점화에 본격 나섰다. 내년 새만금 신항만 개항을 앞두고 크루즈 유치 전략과 국제 크루즈터미널 조성 방안을 논의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는 전북 관광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중요한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전북도는 최근 ‘새만금 신항만 크루즈 활성화 및 국제 크루즈터미널 조성 연구용역’ 중간보고회를 열어 전북형 실행 전략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는 단순히 항만 인프라를 조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전체의 관광 생태계를 연계해 새로운 경제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북은 그간 크루즈산업 기반을 차근차근 다져왔다. 지난해 새만금개발청 등 8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선사·여행사 세미나 개최, 전담 TF 운영 등을 통해 실질적 유치 기반을 마련해 왔다. 올해는 ‘전북 크루즈산업 발전위원회’를 출범시켜 전문가와 유관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특히 해양수산부가 부산·제주·인천 등 기존 기항지 중심에서 벗어나 신규 기항지를 발굴하려는 시점에 전북도가 ‘새만금 신항만’과 ‘격포항’을 신규 기항지로 신청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새만금 신항만이 전국 8대 크루즈 기항지로 지정된다면, 전북은 내륙 중심의 관광지라는 한계를 넘어 해양관광의 새 축을 형성할 수 있다. 더불어 새만금~전주 고속도로가 크루즈 관광객의 이동 편의성을 높이며 전북 전역으로 관광 수요를 확산시키는 핵심 축으로 작용할 것이다.
전북은 이미 각 시·군이 독창적인 관광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고창의 세계문화유산 고인돌, 남원 광한루원, 무주 덕유산, 완주 로컬푸드와 예술인 마을, 익산 백제문화 유산, 군산 근대문화거리 등이 그 예다. 여기에 새만금 신항만이 더해지면 ‘바다에서 육지로 이어지는 전북형 관광 루트’가 완성된다. 크루즈 관광객이 항만에 내린 뒤 전북의 주요 관광지를 순환할 수 있도록 교통망과 체류형 프로그램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CIQ 인프라 구축과 통관 절차의 효율화, 외국인 관광객 맞춤형 서비스, 항만 인근 숙박·쇼핑·문화시설 확충이 병행돼야 한다. 크루즈 선사와 여행사를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마케팅과 인센티브 제도도 실효성 있게 마련되어야 하고 장기적인 산업 생태계로 발전하기 위한 관련 기관의 거버넌스 구축이 필수다.
새만금은 이미 전북의 미래 100년을 열 핵심 전략지로 평가받고 있다. 그 위상에 걸맞게 크루즈산업을 중심으로 한 해양관광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것은 신의 한 수다. 이제 필요한 것은 속도와 실행력이다.
새만금 신항만을 전북의 ‘해양관광 관문’으로 만들어, 세계 크루즈 노선의 정기 기항지가 되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해양관광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치밀하고 지속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새만금 신항만에서 출발한 크루즈가 전북의 바다를 넘어 세계로 향하는 날, 전북관광의 지도가 새롭게 그려질 것이다. 이번 추진이 전북의 해양관광 르네상스를 여는 첫 항해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