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이 고향사랑기부제의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최초로 기부자가 직접 사업을 선택할 수 있는 지정 기부를 도입해 2024년 총 7억 6000만원의 기부금을 모금했고 올 상반기에는 이미 3억원을 달성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전국 최초로 고향사랑기부제 홍보 캐릭터 ‘붕붕이’를 개발하고 축제장, 행사장 등 현장 중심 홍보활동을 통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안군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과와 비전을 살펴봤다.
■ 전북자치도 최초 고향사랑기부제 지정 기부 시행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거주지가 아닌 다른 지역에 기부하면 세액공제 혜택을 받고 기부액의 30% 상당 답례품을 받는 제도다.
2023년 1월부터 시행됐지만 대부분 지자체는 “기부금을 어디에 쓸지는 우리가 정한다”는 방식이었다.
부안군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기부자가 관심 있는 분야나 구체적인 사업을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전북자치도 최초로 고향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 중에서 내가 원하는 곳에 기부할 수 있는 지정 기부를 시작했다.
■ 지정 기부 5개월 만에 8000만원 모금 화제
부안군의 대표 지정 기부 사업인 ‘야생벌 붕붕이를 지켜주세요!’는 지난해 모금 시작 5개월 만에 8000만원이 모이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 사업은 기후변화로 인해 무너져가는 생태계와 야생벌 보호를 중심으로 한 환경 프로젝트다.
그중 하나로 벌의 인공서식지인 ‘비호텔’ 설치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부자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환경보호 활동의 효과를 실질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서울 거주 김모씨(42)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환경에 관심을 가진 기금사업이 참신해 부안군에 지정 기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 전국 최초 고향사랑기부제 홍보 캐릭터 ‘붕붕이’ 개발…현장 중심 홍보
부안군은 전국 최초 고향사랑기부제 홍보 캐릭터를 개발해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부안군의 지정 기부 사업과 ‘부안사랑 부안지킴이’의 앞 글자를 딴 ‘붕붕이’라는 벌 형태의 캐릭터로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로 젊은 층과 잠재적 기부자에게 부안군의 고향사랑기부제를 효과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특히 붕붕이 인형탈은 각종 축제, 박람회, 홍보부스 등에서 활발히 운영 중이며 지난 제12회 부안마실축제를 비롯한 대규모 지역 행사에서 포토존 운영과 시민 참여 이벤트를 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부안군은 향후 붕붕이 캐릭터를 중심으로 SNS 콘텐츠, 영상 캠페인, 지역 축제 연계 홍보를 더욱 강화해 고향사랑기부제 참여 확산을 이어갈 계획이다.
■ 수도권 청장년층, 부안군 고향사랑기부제 적극 참여
2024년 고향사랑기부제 참여 데이터를 보면 실제 기부의 중심축은 30~50대 청장년층에 집중돼 있다.
전체 기부자의 77.6%가 30~50대이며 수도권 거주자의 비중도 45.7%에 달해 부안에 대한 외부 관심이 지역 외곽에서 활발히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발생한 답례포인트 2억 2000만원 중 82.8%가 실제 지역경제 소비로 이어졌으며 부안쌀, 부안사랑상품권, 젓갈 등이 가장 인기 있는 답례품으로 꼽혔다.
특히 부안사랑상품권 사용이 증가하면서 지역 내 소비가 활성화되고 농산물 판매와 소상공인 매출 증대 효과를 거두고 있다.
■ 주민체감형 복지사업 기부금 직접 투입
2025년 부안군은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기부금 10억원 유치와 생활인구 40만명 확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기부금이 실제 지역 문제 해결에 쓰인다는 신뢰감을 주는 체감형 사업 중심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부안군은 세 가지 고향사랑 기금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는 어르신 목욕비 지원사업이다.
만 7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목욕시설 이용 바우처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어르신들의 건강하고 깨끗한 일상을 돕고 있다.
둘째, 청년 주거비용 지원사업은 부안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주거비를 실질적으로 보전해주는 사업이다.
지역 청년들의 정착을 돕고 인구 유출을 막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셋째, ESG 지정 기부 사업인 ‘야생벌 붕붕이를 지켜주세요!’ 사업은 기후변화로 사라져가는 야생벌을 보호하는 환경 프로젝트로 벌을 위한 인공 서식지 ‘비호텔’을 설치해 생태계 복원에 기여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특히 이 사업은 올해부터 변산면 마포리 유휴지 약 1만 5000평을 ‘비플래닛 정원’으로 조성해 버려진 땅을 꽃과 벌이 돌아오는 생태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단순한 비호텔 설치를 넘어 꽃씨스틱 배포와 농약병 수거까지 포함한 생태순환형 프로젝트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 행정안전부 장관상 수상…부안군 모델 전국 벤치마킹 요청 쇄도
부안군의 혁신적인 지정 기부제 운영은 전북자치도 자체 우수사례로 선정된 뒤 행정안전부 주관 제1회 고향사랑기부제 우수사례 경진대회에 출전해 우수상을 수상하며 제도의 선도적 운영 사례로 주목받았다.
투명하고 실질적인 기금사업 운영, 기부자 중심의 혁신적 시스템 구축, 지역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받은 결과다.
이는 정부 차원에서도 부안군의 차별화된 고향사랑기부제 운영 모델을 모범사례로 인정한 것으로 실제로 여러 지자체에서 벤치마킹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부안군 고향사랑기부제는 단순한 기부 유치에서 벗어나 기부자가 공감하고 지역이 체감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전북자치도 최초의 지정 기부 도입, ESG 환경사업 추진, 주민체감형 복지 연계, 투명한 기금운용까지 부안군은 제도의 선도 지자체로서 가능성을 입증해 냈다.
기부자의 손끝에서 시작된 변화가 지역의 내일을 바꾸고 있다.
부안군은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지역의 문제를 함께 풀고 모두가 행복한 지속 가능한 지역공동체를 실현하는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다.
권익현 부안군수는 “부안군 고향사랑기부제는 군민과 기부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상생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신뢰받는 기부 도시로 지역의 가치와 매력을 더욱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부안을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부안=신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