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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청년 시각예술가 송수연 개인전

견고한 바닥을 울리는 파동, 깨트림으로서 일어서는 의지

청년 시각예술가 송수연 개인전,《 OverStrider 》

전주 서학동예술마을에 위치한 대안문화공간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개최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청년 시각예술가 송수연 작가가 11월 11일부터 23일까지 2주간 전주 서학동예술마을에 위치한 대안문화공간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개인전 《OVERSTRIDER》를 개최한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꾸준히 탐구하고자 하는 소재 ‘아스팔트’ 와 ‘바닥’ 이라는 대상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출발해,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내면의 작용을 다루는 작업에서 자신의 태도를 새롭게 구성해보고자 하는 시도들을 담고 있다. ‘단단하게 굳은’ 아스팔트를 깨어 내고, 그 틈 속에서 울리는 ‘파동’ 들을 통해 ‘스스로 서기’ 위한 의지들을 시각화한 전시이다.

송수연 작가의 작업들은 언제나 ‘바닥’에서 시작해왔다. 자신을 ‘은둔형 외톨이’ 였었다고 칭하며, 방 안의 노란 장판 바닥만 바라보고 있던 시절의 이야기부터, 길 위의 깨진 아스팔트를 타인과의 관계에서 부서진 자신의 마음에 빗대며, 물웅덩이 위의 ‘바닥’ 이 아닌 이상적인, 이상향의 풍경들을 그려내던 작업들까지. ‘바닥’ 이란 작가의 작업에서 중요한 정서적 배경이 되었었다.

바닥을 다루고, 바닥에 집중하는 작가는 어느날 깨진 아스팔트에 빗물이 고여있는 물웅덩이를 보며, “고개를 숙이고 다녀도, 그 웅덩이 속에서 하늘을 볼 수 있음을 깨달았다.” 고 말하며, 자신의 배경인 바닥을 추락의 종점이 아닌 어떠한 가능성의 표면으로 대했었다.

전시 《OVERSTRIDER》 에서는 가장 단단하게 자리하던 작가의 ‘바닥’ 인 ‘아스팔트’를 더 이상 가로막고, 두터워진 사회의 벽으로 대하지 않고 초월 가능성의 대상으로 대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자신의 소재인 ‘아스팔트’를 깨트리고, 그 균열 너머에서 전해지는 울림, ‘파동’ 들을 시각화한다.

이제 작가의 아스팔트는 침전되고, 축적되는 바닥이 아닌 돌파하고 변화해야 하는 자신을 의미하며, 상처를 은유하는 자기이입에서 파동을 매개하며 스스로를 재구성하기 위한 매체로 변화한다.

이러한 ‘파동’ 으로서의 관계는 단순히 감정의 표출이 아닌 현실 착륙의 과정이다. 물웅덩이 너머의 이상향을 멀리서만 바라보지 않고, 지난 작업에서도 작게 한번씩 내비춰졌었던 갈라짐 안을 향하는 작은 움직임들, 이상이 아닌 현실로서 마주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작가가 말하는 ‘초월’은 도약이나 강력한 선언이 아닌, 깨짐과 흔들림으로 이루어지는 미약하더라도 꾸준하고자 하는 자기 구성의 과정이다. 타인이 아닌 자기 스스로에게도 단단히 굳어진 마음과 이미지들을 부수고 흔들어내면서 ‘퇴적된 상(像)’을 흐트려놓지만, 다시 스스로 새롭게 구성하는 자아의 ‘상(狀)’을 쌓아 올린다.

단순한 주제적 선언 만이 아닌 작업 방식, 기법적 측면에서도 회화 중심의 작업에서 벗어나, 사진·시트지·조형 작업의 시도 등 다양한 재료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능숙하지 않을 수 있겠으나 평면적 이미지를 넘어 자신을 구성하는 감정의 층위를 공간 단위로 배치하고자 시도한다.

《OVERSTRIDER》 에서 작가는 그동안 ‘나를 닮은 대상’을 응시하고 공감하던 자리에서 벗어나, ‘스스로 나를 구성하는 과정’으로 나아간다. 깨진 조각들을 쌓아 올리고, 꾸준히 파동을 일으키며, 새로운 형태의 자신을 세워나가고자 한다. 관람자들 또한 작가의 울림들을 통해, 각자의 삶 속에서 굳어지는 자신들과 감정의 층위들을 잠시 흔들어보게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글쓴날 : [2025-11-13 10: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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