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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생 끝에 얻은 성장, 모든 수험생이 승자다

전국 84만여 수험생이 응시한 가운데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3일자로 끝났다. 전북에서도 30개 시험장에서 1만여 명의 수험생이 평생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이른 새벽부터 긴장된 얼굴로 시험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과, 추운 날씨에도 교문 앞에서 ‘괜찮다, 잘할 수 있다’고 외치던 부모와 교사, 후배들의 모습은 언제나 이맘때면 찾아오는 우리 사회의 진풍경이다.

올해 수능은 ‘고교 교육과정의 정상화’라는 기조 아래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됐다고 한다. 김창원 출제위원장은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공교육만으로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문항을 출제했다”고 밝혔다. 사교육에 의존해야 풀 수 있는 ‘킬러문항’이 배제되고, 과목 간 유불리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수능은 단 하루의 시험이지만 그 하루를 위해 수험생들은 몇 년을 바쳤다.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도 자기 길을 걸어온 수험생들에게 ‘고생했다’는 한마디로는 부족하다. 시험 결과가 어떻든, 그 과정에서 쏟아부은 노력과 인내는 이미 값진 결실이다.

이제 수험생들은 대학 정시모집과 수시 등의 또 다른 여정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결과에 앞서, 먼저 스스로를 다독이길 바란다.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는 실패도, 낙방도 없다. 점수는 잠시의 수치일 뿐, 인생의 가치는 결코 그것으로 매겨지지 않는다.

올해 수능 출제 방향은 ‘공교육 강화’와 ‘교육 정상화’에 초점을 맞췄다. 국어와 영어는 출제 범위 안에서 다양한 지문과 자료를 활용했고 수학과 탐구 영역은 교과 특성을 살려 사고력 중심으로 평가됐다. 한국사는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평이하게 출제됐으며 영어는 절대평가 체제 속에서 응답 특성을 고려한 문항 구성이 이루어졌다.

출제위원회의 의도처럼 이번 시험이 ‘학교 수업만으로도 충분히 대비 가능한 수능’으로 평가받는다면 이는 우리 교육이 한 걸음 성숙했다는 신호일 것이다. 그간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사교육 없는 공정한 시험’을 간절히 원해 왔다. 교육의 본질은 특정 집단의 정보력이나 경제력에 좌우되지 않아야 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시험이 아니라 마음가짐이다.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낙담할 이유는 없다. 인생의 무게를 한 장의 성적으로 재단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험에는 정답이 있지만,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오히려 다양한 시행착오와 경험이 인생의 진정한 자산이다.

수험생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오늘의 결과가 전부가 아니다. 진로와 꿈은 언제든 새롭게 그릴 수 있고, 길은 여러 갈래다. 대학 진학이든, 다른 선택이든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자 하느냐이다. 자신이 선택한 길에 의미를 부여하고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시험장을 나선 모든 수험생에게 박수를 보낸다. 긴 여정을 버텨낸 그대들이야말로 이미 승자다. 성적표가 아닌 과정의 땀방울이, 대학 이름이 아닌 스스로의 노력과 성장이 여러분의 인생을 증명할 것이다. 수능이 끝났다고 해서 인생의 답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 글쓴날 : [2025-11-13 13: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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