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서 8년 만에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전주한일고 3학년 이하진 학생. 올해 수능 전국 만점자는 5명뿐으로, 일반계 고교 재학생이 전국수석을 차지한 것은 이례적인 성과다.
이하진 학생은 고교 입학 성적 36등에서 출발해 3학년 1학기 누적 내신 1.05등급까지 끌어올렸다. 중학교 시절에도 전교 15~25등 수준이었지만, 고교 3년간 꾸준한 성장을 이어온 끝에 전 과목 만점을 기록했다.
이 학생은 "기대는 했지만 다 맞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가채점 후엔 마킹 실수가 걱정돼 조용히 기다렸고, 확정 결과를 보고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매우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학습법에 대해 그는 "내신은 교과서를 미리 읽고,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강조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스스로 문제를 만들어 보았다"며 "모의고사 기간에는 정답을 맞히더라도 더 좋은 풀이가 있는지 계속 점검했다”고 말했다. 특히 "무너지지 않으려면 '믿음'이 중요하다"며 "나 자신을 믿고,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확신이 흔들림을 막아줬다"고 강조했다.
이 학생은 과학 실험 수업에서 결과가 예상과 다를 경우 늦게까지 남아 원인을 분석하고 보고서를 다시 작성하는 등 탐구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교내 텃밭 활동을 통해 기른 작물을 나누고, 바질로 만든 음료를 체육한마당 때 친구들에게 나눠준 일화도 유명하다. "쉬는 시간에는 정말 쉬었다"는 답변 역시 인상적이다. 그는 "공부할 때와 쉬는 시간의 균형이 나에게는 잘 맞았다"고 했다.
학교생활에 대해 그는 "축구를 좋아해 측면 수비수로 자주 뛰었고, 친구들과도 활발히 어울렸다"며 "시험 직전에도 친구들의 질문을 받아주는 시간이 즐거웠고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진로는 호흡기 내과 의사로, "사람을 돕는 직업을 갖고 싶다"고 전했다.
학교와 교육청 프로그램도 도움을 줬다. 그는 "학력향상 도전학교 주말 모의고사가 실전 감각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수능 한등급 올리기 90일 프로젝트 덕분에 탐구Ⅱ 실전 문항을 충분히 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장과 담임교사는 "성실함과 배려심이 돋보인 학생이며, 3년 내내 꾸준한 자세가 오늘의 결과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 학생은 수능 직후 독서·게임·운동 등 미뤄뒀던 일들을 하며 지내고 있다며 "앞으로도 꾸준함을 잃지 않고 꿈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최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