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이 유연 근무제 도입과 공연장 환경 개선을 앞세워 코로나19 이후 올해 가장 높은 운영 실적을 기록했다.
대관료 수입은 2020년 대비 10배 이상 늘며 회복세를 넘어 성장세를 입증했지만, 국비·지자체 지원이 전무한 구조적 한계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대관료 수입은 3억7천여만 원으로, 코로나19 여파로 3천여만 원까지 떨어졌던 2020년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약 30% 증가한 수치로, 연말까지 4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공연 횟수 역시 지난해 55회(전시·행사 포함 82회)에서 올해 71회(전시·행사 포함 104회)로 확대되며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고도를 기다리며' 등 굵직한 연극 작품들은 깊이 있는 명품 무대를 선사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으며, 가족뮤지컬 '넘버블록스'는 성원에 힘입어 앵콜 공연까지 이어졌다.
또한 국립대학교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전북대학교 예술대학의 '국악, 무용, 클래식' 공연은 대학과 지역민이 문화로 소통하는 화합의 장을 마련했고, 전주시립교향악단의 '거장이 그리는 선율의 초상' 역시 클래식 애호가들의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이처럼 다양한 공연이 이어지며 도민들이 폭넓게 문화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개선의 핵심에는 노사 합의를 통한 '유연 근무 시스템'이 자리한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주말 공연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온 삼성문화회관은 올해부터 토·일요일 공연 대관 시 화요일을 임시 휴관일로 지정하는 방식의 근무제를 도입했다.
근로시간 규정을 지키면서도 주말 공연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면서 공연 유치가 활성화됐고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노후 시설 보완도 외부 재원 확보를 통해 속도를 내고 있다.
개관 30여 년이 지난 삼성문화회관은 김희경유럽정신문화재단(이사장 김정옥)으로부터 60억 원의 기부금을 유치해 대공연장인 영산홀 리모델링을 마쳤으며, 소공연장 건지아트홀도 연말 착공을 앞두고 있다. 관람 환경 개선과 공연 인프라 확충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외부 재원 확보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게 삼성문화회관의 설명이다. 현재 공연장 운영은 대관료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어 안정적 운영과 장기적 시설 유지·보수에는 구조적 위험이 따른다는 것이다.
삼성문화회관 관계자는 "구성원들의 노력과 기부금 유치로 코로나 이후 최고의 성과를 냈지만, 대규모 공연장을 자체 수입만으로 운영하기에는 현실적 어려움이 크다"며 "전북 도민을 위한 공공 문화시설로 기능하고 있는 만큼, 도와 시의 적극적 관심과 재정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