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가 내년 6월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고강도 암행 감찰에 돌입한다. 지방선거는 국정 방향과 지역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대한 민주주의 절차다. 이 과정에서 공직자가 특정 정당이나 후보의 이해관계에 개입하는 순간, 공무의 공정성은 무너지고 행정은 신뢰를 잃는다. 공직자는 시민의 공복이지 정치의 도구가 아니다. 감사위원회의 이번 조치는 바로 그 원칙을 되새기기 위한 강력한 신호다.
감찰은 지난 15일부터 내년 6월 2일까지 무려 25주간 이어진다. 감사위원회 사무국 인력 40여 명이 투입돼 본청과 직속기관, 사업소는 물론 14개 시군과 교육청·교육지원청까지 사실상 전북 전역의 자치감사 대상기관 전반을 점검한다. 예고 없는 현장 확인, 문서 추적, 온라인 활동 모니터링 등 실질적이고 탄력적인 감찰 방식이 동원된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가 형식적 점검에 그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정치적 중립 위반 신고센터’를 가동해 위법행위에 대한 즉각 대응체계를 마련한 것은 매우 적절하다.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 표시, 내부정보 유출, 공적 예산·인력을 활용한 홍보물 제작·배포, 의정보고서·선거공보물의 교정·수정, SNS 좋아요·공유 등 간접적인 온라인 관여까지 모두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적발 시 징계는 물론 수사기관 고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정치적 중립 훼손은 민주주의 질서를 흔드는 중대한 비위이며, 공직사회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위법이다. 공무원이 정치의 유혹에 기울면 행정의 중립성은 무너지고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간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복되어 온 관행적 느슨함과 안일함은 반드시 근절돼야 할 구태다.
이번 감찰은 복무기강 해이 행위에 대한 전반적 점검도 강화한다. △근무지 무단이탈 △허위출장 △근무시간 중 주식·게임 등 사적업무 △소극행정 △공용물 사적사용 △금품·향응 수수 △부당청탁 △권한남용 등은 모두 도민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들이다. 비록 사소해 보일 수 있는 일탈이라도 반복되면 조직 전체의 기강을 무너뜨리는 법이다. 감사위원회가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동안 방치되어 온 비위 관행을 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지방정부가 신뢰받기 위해서는 공직사회가 먼저 바로 서야 한다. 정치적 중립 준수는 공직자의 기본 의무이며 공무 수행의 가장 중요한 토대다. 이번 고강도 감찰은 선거철마다 되풀이되는 편향된 행정과 기강 해이를 뿌리 뽑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규정 위반 행위에 대한 단호한 처리는 물론, 조직 내부의 경각심을 높이고 스스로 관행을 바로잡는 자정 노력 역시 병행되어야 한다.
도민의 신뢰는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는다. 공직자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 신뢰를 만들고, 지역의 미래를 지탱한다. 전북자치도는 이번 감찰이 보여주듯 엄정하고 투명한 행정을 실천해 선거의 공정성을 지키고, 도민이 믿을 수 있는 공직사회를 만드는 데 더욱 힘써야 한다. 이번 감찰이 공직사회 개혁의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