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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안 소년 ‘새 인생’ 꿈꾸다!"

자격증 10개 획득·대학 4곳 합격..전주소년원 '소년의 기록'
법무부 전주소년원은 ‘낙인’ 아닌 ‘회복’을 이끌어내며 한 소년 김 모 군(18세)을 변화시켜 2025.12.31일 임시퇴원을 만들어 냈다.

□ "집은 쉼이 아니었다"..폭력과 결핍 속에서 시작된 삶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비슷한 처지의 또래와 어울렸고, 술과 담배, 범죄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김 군은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진단을 받았으나, 지속적인 보호와 치료는 이어지지 못했다. 방치된 ADHD는 또래 관계에 집착하며 비행으로 이어졌고, 중학생이 되자 인터넷 사기, 인터넷 도박, 반복적인 가출 등 일탈이 반복됐다.

보호자 관리 공백 속에서 보호시설을 전전하다 김 군은 결국 2025.01월 무면허 오토바이 운전 등으로 전주소년원에 수용됐다.

□ "어차피 우린 안 돼요"..'낙인'이 만든 마음의 감옥
“어차피 나가도 달라질 게 없잖아요”, “저를 이곳에 보낸 판사님이 미웠고, 사회가 싫었습니다”

소년원 입원 초기 김 군은 직원과 눈도 맞추지 않았고, 반항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작은 자극에도 날카롭게 반응했다. 그를 옥죄고 있던 것은 소년원이라는 공간이 아니라, 이미 자신에게 내려버린 '인생 유죄' 판결이었다. 그 낙인은 세상보다 더 무서운 마음의 감옥이었다.

□ '처벌' 대신 ‘관계·치료’ 기회.."변화는 그렇게 시작됐다."
전주소년원의 선택은 강화된 통제나 징계가 아니라, 관계 중심 개입으로 의료기관과 연계한 ADHD 약물치료, 규칙적인 생활 관리, 운동·식단 조절을 함께

특히 컴퓨터 수업에서 두각을 보인 김 군은 교사의 작은 칭찬에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수업 참여도를 높였다.

□ 자격증 10개, 성적 90점대..담장 안에서 쓴 반전의 이력서
직원의 칭찬과 인정이 더해지자, 컴퓨터 수업에 더욱 몰입하기 시작했고, SW코딩 자격증을 시작으로 ▷바리스타 ▷그래픽 ▷한국사 ▷한자 등 총 10개의 자격증을 휩쓸었다. 입원 초기 10점대에 불과했던 학과 성적은 90점대까지 향상됐으며 연달아 모범상도 받았다.

□ "누군가에게 따뜻한 밥을"
“저처럼 배고픈 사람에게, 따뜻한 밥을 해주고 싶어요!”

김 군의 꿈은 요리사다. 현실적인 등록금 벽 앞에서는 직원과 지역사회가 손을 맞잡았다. 이학준 사회정착 담당의 지속적인 노력에 여러 독지가의 마음을 움직였고, 약 350만원의 장학금을 마련했다. 소원했던 어머니 또한 정기적인 면회를 시작하며, 아들의 새로운 출발에 든든한 기반이 되어주기로 했다.

□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를 바꿀 수 있다.”
김행석 전주소년원장은 “최근 사회적 이슈를 통해 소년원 출신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이 얼마나 가혹한지를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과오 이후의 삶”이라며, “김 군의 사례는 우리 사회가 소년범들에게 '영원한 낙인' 대신 '회복의 기회'를 주었을 때 어떤 긍정적 변화가 일어나는지 보여주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군이 손에 쥔 10개의 자격증은 우리 사회가 이제 '낙인'보다 '회복'에 주목해야 한다는 무언의 외침이기도 하다.

이번 사례는 비행의 이면에 존재하는 결핍과 상처를 이해하고 △교육 △치료 △관계 회복을 통합적으로 지원할 때 보호소년의 삶이 변화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성공적인 지도 사례로 평가된다. /김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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