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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크루즈 기항지 새만금,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자

새만금 신항이 대한민국 8번째 크루즈 기항지로 선정된 것은 전북도민의 오랜 염원이 결실을 맺은 뜻깊은 성과다. 그동안 동해와 남해에 집중돼 있던 국내 크루즈 기항지 구조 속에서 서해권은 늘 주변부에 머물러 왔다. 이번 결정은 서해안에도 국제 크루즈 시대가 열렸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전북 관광산업이 새로운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는 결정적 전환점이라는 점에서 크게 환영할 만하다.

새만금 신항은 22만 톤급 대형 국제크루즈선 접안이 가능한 규모와 수심을 갖춘 항만으로, 인천항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경쟁력을 지녔다. 2026년 하반기 1단계 개장을 시작으로 2030년, 2040년까지 단계적 확충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성장 잠재력도 충분하다.

여기에 새만금 주변에 변산반도 국립공원과 고군산군도, 전주 한옥마을, 군산 근대역사문화지구 등 전북의 풍부한 문화·자연 자원이 더해지며 ‘항만-관광-도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서해권 국제관광 거점으로 도약할 기반을 갖췄다.

그러나 크루즈 기항지 선정은 출발선에 불과하다. 진정한 성공 여부는 지금부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무엇보다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 등 관계기관은 ‘관광 수용 태세’를 실질적으로 완성해야 한다.

CIQ(세관·출입국·검역) 운영의 원활성은 국제 크루즈 유치의 기본 조건이다. 대형 선박 입항 시에도 혼선 없이 승객을 처리할 수 있는 인력과 시설, 매뉴얼을 조기에 구축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니라 국가 관문으로서의 신뢰와 직결된 사안이다.

관광 콘텐츠의 고도화 역시 시급하다. 크루즈 관광은 짧은 체류 시간 안에 높은 만족도를 제공해야 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전북의 강점을 살린 테마형 관광 코스, 미식·체험·역사·생태를 결합한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항만과 내륙을 잇는 교통 동선, 다국어 안내 시스템, 전문 관광 인력 양성도 함께 준비돼야 한다.

해외 선사 유치를 위한 전략적 마케팅도 중요하다. 동북아 크루즈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만큼, 단발성 방문이 아닌 정례 노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포트세일즈와 팸투어, 국제 네트워크 구축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중앙 정부와의 협력, 민간 여행사와의 파트너십 역시 필수적이다.

더 나아가 새만금 신항은 대규모 국제행사의 인프라로도 활용 가능성을 넓혀야 한다.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논의된 크루즈선 숙박 활용 모델은 숙박난 해소와 친환경 운영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는 새만금의 활용 가치를 항만을 넘어 국가 전략 자산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새만금 신항의 크루즈 기항지 선정은 ‘가능성의 선언’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속도와 완성도, 그리고 기관 간 긴밀한 협력이다. 전북이 이번 기회를 단순한 상징에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와 관광산업의 실질적 도약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지, 지금의 준비와 선택에 달려 있다. 서해권 크루즈 시대의 문을 연 새만금이 대한민국 해양관광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 글쓴날 : [2026-01-05 14:2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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