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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앙 정치권과 공조한 전북, 예산으로 증명한다

전북 정치 지형에 의미 있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등 중앙당 지도부에 대거 진입하면서, 그동안 전북이 겪어온 구조적 불리함을 일부나마 상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의 무게중심이 중앙에 있는 현실에서, 전북 출신 인사들의 핵심 의사결정 구조 진입은 단순한 인사 성과를 넘어 지역 발전의 실질적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이 같은 정치적 여건 변화 속에서 전북자치도가 지역 국회의원들과 공조해 2027년 국가예산 확보를 위한 3,954억 원 규모, 308건의 신규사업을 발굴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저출생·고령화로 의무지출이 급증하고, 정부 총지출 증가율마저 둔화되는 상황에서 신규 사업을 국가예산에 반영시키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중앙부처 정책 방향에 맞춘 선제적 사업 기획과 정치권과의 전략적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특히 이번에 발굴된 사업들은 전북의 미래 성장동력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차전지, 무인이동체, 탄소산업 등 첨단산업 기반 구축은 지역 산업 구조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과제다. 농생명 분야에서도 푸드테크와 메디컬푸드, 동물헬스케어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어, 전통 농업의 한계를 넘어서는 시도가 엿보인다. 여기에 새만금과 SOC, 문화·관광, 안전·복지 분야까지 고르게 포진된 사업 구상은 전북의 균형 있는 도약을 염두에 둔 결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발굴’ 이후다.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도 정부 정책 기조와 맞지 않거나 논리가 빈약하면 예산 문턱을 넘기 어렵다. 정치적 위상이 높아졌다고 해서 자동으로 국비가 따라오는 시대도 아니다.

중앙당 지도부에 진입한 전북 의원들은 지역 이해를 넘어 국가 정책 속에서 전북 사업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득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 전북자치도 역시 부처별 예산 편성 일정과 논리를 치밀하게 분석해, 사업 하나하나에 경쟁력을 입혀야 한다.

아울러 이번 국가예산 확보 과정은 전북 행정 역량을 한 단계 성숙시키는 계기가 돼야 한다. 단년도 예산 확보에만 매몰되기보다, 중장기 국가계획과 연계된 사업으로 확장해 지속성을 담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예비타당성 조사, 부처 협의, 법·제도 개선까지 염두에 둔 입체적 접근 없이는 성과가 일회성에 그칠 수 있다. 정치적 기회를 행정적 실력으로 완성할 때, 비로소 전북은 ‘예산 확보 지역’을 넘어 국가 발전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한정된 국가 예산을 배분하는 힘은 중앙 정치권에 있다.

지금 전북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 중앙 정치와 지방 행정이 같은 목표를 향해 호흡을 맞춘다면, 국가예산 10조 원 시대를 넘어 실질적인 지역 체질 개선도 가능할 것이다. 발굴된 사업들이 숫자에 그치지 않고 도민의 삶을 바꾸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북자치도와 지역 정치권의 더욱 긴밀하고 책임 있는 공조를 기대한다.
  • 글쓴날 : [2026-01-14 13:5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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