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온기를 3년 동안 채워온 한 의사의 헌신은 조용한 울림을 주고 있다.
전주소년원은 지난 3년간 소년원생 위한 정신건강 진료 봉사를 이어 온 마음사랑병원 송봉용 원장(75세)에게 전 직원의 마음을 담은 감사패를 전달했다.
송 원장은 지난 2023년부터 매월 2회 전주소년원을 찾아 연인원 기준 540명 대상으로 '분노조절 장애', '충동성', '우울감' 등 정신과 진료와 상담을 진행해왔다.
처음 소년원에 있는 진료실에 들어섰을 때, 소년들의 마음은 철창보다 더 단단히 닫혀 있었다. 질문에는 침묵으로 답했고, 시선은 바닥을 향해 있었다.
송 원장은 “지금 어떤 생각이 드는지” 질문하며 원생들과의 소통을 위해 끝까지 소년들의 마음을 기다렸다.
그 변화는 서서히 분명하게 나타났다.
송 원장의 오랜기간 진료 이후 충동적 행동과 공격성으로 인한 원내 돌발 사건이 이전 대비 감소했으며, 상담을 자발적으로 요청하는 소년도 늘어났다.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던 소년들이 분노 대신 불안과 두려움을 말하기 시작했으며 “나중에 어떻게 살고 싶다”란 이야기를 꺼내는 등 소통 비율도 증가했다.
특히 미래에 대한 비관적 태도가 줄고, 진로·자립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언급하는 소년들이 증가하는 등 정서적 회복이 확인됐다.
송 원장은 “진료를 거듭할수록 소년들이 조금씩 안정을 찾고 '이제는 잘살아 보고 싶다”고 말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이어 "치료는 병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살아갈 힘을 회복하게 하는 과정이라고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진료를 받았던 한 원생은 “처음으로 내 잘못보다는 내 아픔을 먼저 물어봐 준 어른이었다”며 "원장님을 만나고 나서야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송 원장은 다음 달을 끝으로 3년간의 의료 봉사를 마감하고 다시 본래의 진료 현장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러나 철창 안에서 시작된 그의 3년은 이미 소년들의 삶 속에 남아, 쉽게 지워지지 않을 흔적으로 자리하고 있다.
전주소년원은 비행 청소년에 대한 지속적·전문적 정신건강 지원이 행동 변화와 재비행 예방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사례라고 평가하고, 지역 의료기관과의 민관 협력을 통해 보호소년의 심리 회복과 건강한 사회 복귀를 위한 지원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김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