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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글로벌 메가 샌드박스 1호, 새만금의 담대한 실험

새만금이 다시 한번 국가 미래산업의 시험장이자 전진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메가 샌드박스 1호’ 사업인 새만금 헴프산업클러스터 민관협의회가 공식 출범하면서 새정부 국정과제로 채택된 헴프 산업화 구상이 비로소 실행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이번 협의회 출범은 규제의 벽을 넘어선 개방형 혁신과 민·관 협력을 통해 전북의 산업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헴프는 섬유, 바이오소재, 의약·화장품, 친환경 건축자재 등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작물로, 전 세계적으로 규제 완화와 함께 차세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헴프 시장은 2030년 106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과 캐나다 등 주요국은 THC 0.3% 이하 헴프를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산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새만금을 중심으로 헴프산업의 전주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북의 선택은 시의적절하며 전략적이다.

민관협의회는 규제 개선과 제도 정비, 산업화·실증·기술개발 플랫폼 구축, 지역 산업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협력 가속화라는 중책을 맡게 된다. 올해 1단계 전문가 중심 운영을 시작으로, 산·학·연·관 100여 명 규모로 확대되는 협업 체계는 헴프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와 전문성을 결집하는 구심점이 될 것이다.
특히 새만금 농생명권역에 조성될 헴프산업클러스터는 재배부터 소재 상품화, 벤처 육성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체계를 갖추며, 전북을 명실상부한 헴프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끌어올릴 토대가 된다.

주목할 점은 ‘헴프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논의다. 기존 마약류관리법과의 충돌을 해소하고 산업적 이용과 안전관리를 동시에 담보하는 법적 기반이 마련된다면, 헴프산업은 일회성 실험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다. 이는 규제를 풀되 책임과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선진형 규제혁신의 모범 사례가 될 가능성도 크다.

또한 헴프산업클러스터는 전북이 추진 중인 농생명·바이오 산업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기존 농업 기반에 첨단 바이오 기술과 벤처 생태계를 결합함으로써 지역산업의 체질을 고도화하고, 청년 인재와 혁신 기업을 끌어들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새만금이라는 국가 전략 공간에서 헴프산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이는 규제 혁신과 지역 주도 성장의 대표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적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합의다. 안전관리와 투명한 정보 공개를 병행하며, 헴프산업에 대한 인식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

이제 관건은 속도와 일관성이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과 연구기관이 각자의 이해를 넘어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헴프산업클러스터는 진정한 ‘메가 샌드박스’로 기능할 수 있다. 새만금에서 시작된 이 도전이 전북을 넘어 대한민국 신성장 미래산업의 중심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개방형 혁신과 협업의 힘으로 헴프산업의 새로운 길을 여는 것, 그것이 이번 민관협의회 출범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가장 큰 메시지다.
  • 글쓴날 : [2026-01-27 14: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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