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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주·완주 통합, 안호영의 결단이 연 돌파구

전주·완주 행정통합을 둘러싼 오랜 교착 국면에 마침내 균열이 생겼다. 그동안 통합에 신중하거나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던 안호영 의원이 공개적으로 통합 추진을 선언하며 전면에 나선 것이다. 지역 정치의 이해득실을 넘어 전북의 미래를 먼저 고민한 결단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안 의원의 입장 변화는 단순한 태도 전환이 아니다. 전주·완주 통합 논의는 수년간 찬반 대립과 감정의 골 속에서 제자리걸음을 반복해 왔다. 특히 완주 지역을 대표하는 3선 중진 정치인의 반대는 통합 추진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그런 안 의원이 통합을 직접 선언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 논의의 무게중심을 바꾸는 결정적 전환점이다. 통합의 성패를 가를 핵심 열쇠를 쥔 인물이 스스로 문을 열고 나온 셈이다.

이번 결단의 배경으로 안 의원은 수도권과 5대 권역 중심으로 재편되는 국가 발전 전략 속에서 전북이 처한 구조적 위기감을 분명히 했다. 광주·전남, 대전·충남 등 인접 광역권 통합 논의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전북만이 제자리에 머문다면 국가 자원 배분과 미래 성장 전략에서 주변부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현실 인식이다. 이는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냉정한 현실 진단이며 지역을 책임지는 정치인이라면 외면할 수 없는 문제다.

정동영 의원이 기자회견 내내 ‘안호영의 결단’을 반복해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통합 논의를 새로운 국면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반대 진영의 핵심 인물이 스스로 방향을 틀었다는 상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안 의원의 선택은 개인의 정치적 부담을 감수한 결정이자, 전북 전체를 위한 책임 정치의 모습이다.

물론 과제는 남아 있다. 완주군민과 군의회의 우려와 반발을 어떻게 설득하고 통합 과정에서 제기되는 불균형과 소외 논란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는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특히 ‘군민이 바라지 않는 일은 할 수 없다’고 했던 과거 발언과의 간극을 메우기 위한 진정성 있는 소통과 설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결단이 선언에 그쳐서는 안 되고 공론화와 숙의 과정 속에서 신뢰를 쌓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언의 의미는 분명하다. 전주·완주 통합은 더 이상 특정 단체장이나 일부 정치인의 과제가 아니라, 전북 정치권 전체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할 의제가 됐다. 안 의원의 결단은 통합 논의를 다시 현실의 궤도로 올려놓았고 더 늦기 전에 선택해야 할 방향을 분명히 제시했다.

한편으로 이번 결단이 일회성 정치 이벤트로 소비되지 않기 위해서는 시기와 속도 또한 중요하다. 통합의 당위가 확인된 지금, 통합 이후의 비전과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하며 도민의 판단을 구하는 책임 있는 후속 행보가 이어져야 할 것이다.

지역의 미래를 위한 정치적 결단은 언제나 비판을 동반한다. 그러나 책임 있는 정치란 박수받는 선택만을 하는 것이 아니다. 안 의원의 통합 선언이 전북 도약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하며 이제 공은 지역사회와 정치권 전체로 넘어갔다. 더 큰 전북을 향한 논의가 말이 아닌 실천으로 이어지길 촉구한다.
  • 글쓴날 : [2026-02-02 13:2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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