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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평균 급여 16위의 경고…지역경제 구조를 다시 묻다

김관춘 칼럼 / 주필
국세청이 발표한 2025년 국세통계(2024년 귀속)는 지역 경제의 민낯을 숫자로 드러낸다. 좋은정치시민넷이 통계를 토대로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의 근로자 1인당 평균 급여를 분석한 결과는, 전북자치도가 마주한 구조적 한계를 다시 한번 분명히 보여준다. 단순한 임금 격차를 넘어, 지역 산업 구조와 일자리의 질, 그리고 소득의 ‘발생지’와 ‘거주지’가 분리된 현실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주소지 기준으로 본 2024년 전국 근로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4,577만 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그러나 전북의 평균 급여는 3,946만 원에 그쳤다. 증가율은 2.6%로 전국 평균에 못 미쳤고,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하위권인 16위에 머물렀다. 이는 전북의 임금 수준이 전국 평균의 86.2%, 서울의 73.5% 수준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문제는 격차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 평균은 꾸준히 상승하는 반면, 전북은 상승 폭마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원천징수지 기준으로 보면 상황은 더 뚜렷해진다. 전북의 1인당 평균 급여는 3,869만 원으로 전국 평균의 84.5% 수준이며, 역시 전국 16위다. 이는 전북 내 사업장의 임금 수준이 전국적으로 낮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같은 전북 안에서도 완주군과 익산시의 격차는 상징적이다.

현대차를 비롯한 대형 제조업 생산기지가 위치한 완주군의 원천징수지 기준 평균 급여는 5,027만 원으로 전국 군 단위 1위 수준인 반면, 익산시는 3,658만 원에 그쳐 완주군보다 연간 1,369만 원 낮다. 기업 유치의 ‘양’이 아니라 ‘질’이 지역 소득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군별로 살펴보면 주소지 기준에서는 전주시가 4,237만 원으로 가장 높고, 익산시는 3,798만 원으로, 전북 내 4위다. 겉으로 보면 중위권이지만, 전국 평균 대비 83.0%에 불과하다. 더 중요한 것은 주소지 기준과 원천징수지 기준 간의 차이다. 전북 전체에서 주소지 기준 연말정산 신고 인원은 62만 6,516명인데, 원천징수지 기준은 55만 6,721명으로 약 7만 명의 차이가 난다.

이는 전북에 거주하면서 실제 소득은 타 지역에서 발생시키는 근로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익산 역시 주소지 기준 신고 인원이 원천징수지 기준보다 1만 3,005명 더 많다. 지역 내 일자리 부족이 통계로 확인되는 대목이다.

이 같은 구조는 전국 상·하위 자치단체 비교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난다. 주소지 기준으로 서울 서초구와 부산 중구의 1인당 평균 급여 격차는 3배를 넘는다. 익산시와 서초구를 비교하면 약 2.4배 차이가 난다. 원천징수지 기준에서도 대기업과 제조업 기반이 밀집한 지역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결국 고임금 일자리가 어디에 있느냐가 지역 소득을 좌우하고, 그 결과는 인구 이동과 소비 구조로 이어진다.

이제 질문은 분명하다. 전북의 과제는 단순한 일자리 ‘수’의 확대가 아니라, 평균 임금을 끌어올릴 수 있는 산업 구조 전환이다. 물류·저부가가치 제조업 위주의 기업 유치 전략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에너지, 바이오, IT, 첨단 모빌리티 등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의 ‘핀셋형 기업 유치’가 필요하다. 동시에 완주·군산 등 고임금 일자리 밀집 지역과의 광역 교통망을 확충해 생활권과 일자리권을 연계하는 균형발전 전략도 병행돼야 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전북의 임금 구조가 오랜 기간 누적된 산업·고용 구조의 결과라는 사실이다. 전국 평균과의 격차가 해마다 크게 줄지 않고 오히려 순위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현재의 정책 대응만으로는 구조적 전환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단순히 기업 수를 늘리는 방식이나 고용 인원 확대에 초점을 맞춘 정책은 일정 수준의 고용 안정에는 기여할 수 있지만, 지역 전체의 평균 소득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 될 대목은 청년층과 핵심 인력의 이동 문제다.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구조는 우수 인재의 지역 정착을 가로막고, 이는 다시 지역 산업의 고도화를 지연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전북에 주소를 두고도 수도권이나 충청권으로 출퇴근하는 근로자가 많다는 사실은, 전북이 ‘사는 곳’일 수는 있어도 ‘일하는 곳’으로는 충분히 기능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구조가 지속된다면 지역 내 소비와 투자 역시 외부로 빠져나가 지역경제의 체력은 점점 약화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익산을 비롯한 전북 시·군은 거주지로서의 매력은 유지하면서도, 소득이 지역 안에서 발생하고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교육·문화·산업 인프라를 고도화해 기업과 인재가 머무는 도시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소득의 역외 발생과 지역 격차는 더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 이번 국세통계 분석은 전북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고등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숫자를 넘어선 결단과 전략이다. 전북도가 지향해야 할 전략은 명확하다. 평균 임금 수준을 정책 목표로 설정하고,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과 기업을 선별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동시에 기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중소기업의 임금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원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

이번 국세통계 분석은 단순한 통계 보고서가 아니라, 전북 지역경제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 중요한 기준점이다. 숫자가 보여준 현실 앞에서, 이제는 보다 분명한 방향 전환이 요구된다.
  • 글쓴날 : [2026-02-03 13: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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