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기린대로 BRT 구축 사업이 ‘무재해 시공’을 선언하며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전주시는 지난 4일 안전결의대회를 열고 오는 11월 개통을 목표로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에 둔 시공을 다짐했다. 도시의 대동맥인 기린대로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공공 공사인 만큼 이번 선언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일상을 지키겠다는 엄중한 약속이어야 한다.
기린대로 BRT 사업은 전주시 교통체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핵심 사업이다. 승용차 중심에서 대중교통 중심으로 이동 축을 전환하고, 교통 혼잡과 탄소 배출을 동시에 줄이겠다는 도시 전략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만큼 공사의 규모와 난이도도 크다. 지하 매설물과 가공 전주 이설, 보도 후퇴, 중앙차로 조성까지 복합적인 공정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안전사고 위험은 상존한다. 이런 현실 속에서 ‘단 한 건의 재해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선언은 반드시 지켜져야 할 최소한의 원칙이다.
결의대회에서 강조된 추락·충돌·질식 등 3대 악성 사고 근절과 권한과 책임이 있는 안전 관리, 노·사·민·정 협력에 기반한 안전 문화 실천은 형식적 문구로 끝나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는 일정 압박이나 공정 효율보다 안전이 우선된다는 인식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안전관리자가 말리고 점검하는 수준을 넘어, 모든 작업자가 위험을 발견하면 공정을 멈출 수 있는 권한과 분위기가 정착될 때 비로소 ‘무재해’는 현실이 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시민의 이해와 협조다. 기린대로는 하루에도 수많은 시민이 오가는 생활 도로다. 공사로 인한 불편은 불가피하지만, 불편이 곧 불안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전주시가 예고한 SNS, 누리집, QR코드 등을 통한 공정 정보 공개와 교통 대책 안내는 시민 신뢰를 높이는 핵심 장치다. 공사 구간과 일정, 우회로와 대중교통 변화가 투명하게 공유될수록 시민의 불편은 줄고, 현장의 안전 역시 강화된다.
특히 공정이 본격화되는 3월 이후는 사고 위험이 가장 높아지는 시기다. 인력과 장비가 대거 투입될수록 현장 통제와 안전 점검은 배가돼야 한다. ‘기한 내 준공’이라는 목표가 ‘무리한 속도전’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시공사와 발주처 모두 냉정한 관리 책임을 져야 한다. 준공이 하루 늦어지는 것보다, 안전 사고로 시민과 노동자가 다치는 일이 훨씬 더 큰 손실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기린대로는 전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이 길 위에 들어설 BRT는 단순한 교통시설이 아니라 전주의 도시 철학을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안전을 희생하지 않는 시공,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행정, 완공 이후 실제로 체감되는 이동 편의가 함께 어우러질 때 전주형 BRT는 성공한다.
이번 ‘무재해 시공’ 선언이 선언으로만 남지 않기를 바란다.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약속한 시기에, 시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BRT가 완성될 때, 전주는 대중교통 중심 도시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안전을 기본값으로 삼은 견실한 시공이야말로 시민의 신뢰에 보답하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