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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영 의원의 집념으로 길을 연 전북의 사법 접근성

김관춘 칼럼 / 주필
전북 도민의 오랜 숙원인 전주가정법원 설치가 마침내 현실 문턱에 다가섰다.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본회의 의결이라는 마지막 관문만을 남겨두게 됐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법안의 본회의 통과는 확정적이라는 점에서, 전주가정법원 개원이라는 역사적 이정표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는 전북 사법 역사에 길이 남을 성과이자, 도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이 과정에서 안호영 의원의 집념과 노고는 각별히 평가받아 마땅하다. 21대 국회에서 발의한 법안이 임기 만료로 폐기되는 좌절을 겪고도, 22대 국회에서 같은 취지의 법안을 재발의해 끝내 법사위 문턱을 넘겼다.

지역사법 인프라의 불균형을 바로잡겠다는 신념과 지역 대표 정치인의 책임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성과다. 정치적 이해득실을 넘어 도민의 권익을 우선한 그의 노력은 전북 정치의 모범적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그동안 전북은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가정법원이 없는 지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전주지방법원이 민사·형사 사건과 함께 가사·소년·가정보호 사건을 병행 처리해 왔지만, 전문성과 세밀함이 요구되는 분야를 일반 재판 체계에 맡기는 것은 한계가 분명했다.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된 사법 인프라 속에서 비수도권 주민들은 시간·비용·심리적 부담을 감수해야 했다. 특히 가정 문제와 소년 사건처럼 민감하고 개인적 사안일수록 접근성은 곧 권리 보장의 핵심 요소다. 전주가정법원 설치는 이러한 구조적 불평등을 바로잡는 실질적 조치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더욱이 고령화와 가족 구조의 변화, 다문화 가정의 증가 등 사회 환경이 급격히 변하면서 가정 관련 분쟁과 보호 사건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이혼, 양육권, 상속, 가정폭력, 소년 보호 사건 등은 단순한 법률 분쟁을 넘어 사회적 안전망과 직결되는 문제다.

전문성을 갖춘 가정법원이 지역에 뿌리내리면, 분쟁의 사후 해결을 넘어 예방과 상담, 조정 기능까지 강화할 수 있다. 이는 사법의 역할이 처벌과 판결을 넘어 공동체 회복과 사회 통합으로 확장되는 현대 법치의 방향과도 부합한다.

최근 3년간 전북의 가사 사건 처리 건수만 보더라도 연간 1,400건 안팎에 이르러, 이미 가정법원이 설치된 일부 광역시와 견주어도 결코 적지 않은 규모다. 이는 명백한 사법 서비스의 지역 간 격차였고, 국가 균형발전의 관점에서도 시급히 해소해야 할 과제였다. 가정법원은 단순한 재판 기관이 아니다. 이혼, 양육권, 가정폭력, 소년 사건 등 인간의 삶과 관계, 그리고 공동체의 회복을 다루는 곳이다. 법률적 판단을 넘어 공감과 치유, 예방적 사법이 요구되는 영역이다.

전문 법관과 상담·조정 시스템이 결합된 가정법원 체계가 구축되면, 도민들은 보다 세심하고 인간적인 사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법의 언어가 삶의 언어로 번역되는 공간, 갈등을 넘어 회복을 지향하는 사법의 장이 전북에도 마련되는 셈이다.

전주가정법원 설치는 지역 인재 양성과 법조 생태계 활성화에도 긍정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전문 법관을 비롯한 법원 직원, 조정위원, 상담 전문가 등 다양한 법조·사회복지 인력이 지역에 상주하게 되면 관련 서비스 산업과 공공서비스의 질도 함께 향상된다.

법률 서비스의 지역 내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면, 전북이 사법 서비스의 수요지이자 공급지로 기능하는 새로운 법률 허브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된다. 전주시에 가정법원 본원이 설치되고, 군산·정읍·남원에 지원이 들어서면, 전북 전역에 촘촘한 사법 접근성을 제공하는 의미 있는 구조가 완성된다.

특히 청사 입지와 예산 문제 역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옛 전주지방법원 부지 활용 논의는 단순한 부지 재활용을 넘어 도심 재생과 공공시설 재배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법원 청사는 단순한 행정시설이 아니라 시민 접근성과 공공성, 도시 공간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인프라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효율성과 상징성을 모두 고려한 청사 계획을 수립해, 전주가정법원이 지역사회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공공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전주가정법원 설치 과정은 정치권과 사법부, 지방정부가 협력해 지역 현안을 해결한 모범 사례로 남겨야 한다. 법안 통과 이후에도 예산 확보, 인력 배치, 조직 설계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단 한 번의 정치적 성과로 끝나지 않도록, 초당적 협력과 지속적 관심이 이어져야 한다. 도민의 기대가 큰 만큼, 준비 과정에서의 지연이나 혼선은 반드시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본회의 통과와 차질 없는 개원 준비다. 법안이 본회의에서 조속히 의결되고, 2028년 3월 1일 전주가정법원이 예정대로 문을 열 수 있도록 정치권과 사법부, 지방정부가 한목소리로 협력해야 한다. 가정법원 설치가 도민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사법 혁신으로 이어져야 한다.

전주가정법원은 전북 도민에게 ‘재판받을 권리’의 회복이자, 사법 정의의 균형을 되찾는 상징이다. 안호영 의원의 끈질긴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전주가정법원이 도민 곁에서 따뜻한 정의를 실현하는 사법의 전당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이는 전북이 더 이상 사법 서비스의 변방이 아니라, 공정과 배려가 공존하는 법치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 글쓴날 : [2026-02-10 13: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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