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정부가 ‘제1차 양자종합계획’을 통해 양자산업을 차세대 국가 성장동력으로 공식 채택한 것은 시대적 선택이자 전략적 결단이다. 초고속 연산과 절대적 보안 통신, 초정밀 감지 기술을 구현하는 양자기술은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다.
국방·금융·의료·에너지·첨단제조·우주항공 등 거의 모든 전략 산업과 결합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 부상한 지금, 방향 설정과 기반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전북도가 양자산업 선점을 위한 본격 대응에 나선 것은 시의적절하며 환영할 만한 행보다.
정부의 양자종합계획은 연구개발 중심 정책에서 산업·시장 창출과 공급망 경쟁력 강화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지역 산업과 연계한 ‘K-퀀텀 클러스터’를 구축해 기술개발-실증-사업화-확산으로 이어지는 전주기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담고 있다.
이는 기술 확보 경쟁을 넘어, 시장 선점과 전략 기술 보호, 공급망 안정화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기술 패권 경쟁 구도에 대한 국가적 대응 전략이다. 미국 등 세계 주요국이 이미 중장기 국가 계획을 수립하고 막대한 투자를 통해 전문 거점과 협력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우리 역시 속도와 전략을 동시에 갖춘 대응이 절실하다.
전북이 원천기술 개발 경쟁에 무리하게 뛰어들기보다 지역 내 제조·실증 인프라와 산업 생태계를 활용해 차별화 전략을 모색하는 접근은 현실적이면서도 전략적이다. 전통 제조업, 에너지 인프라, 신산업 기반을 토대로 양자기술과의 접점을 발굴하고 산업 현장 적용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은 ‘지역 맞춤형 양자 산업화 모델’을 구축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양자센싱을 활용한 첨단 제조 공정 혁신, 에너지 관리·안전 분야 고도화, 스마트 농업과 바이오·의료 분야 정밀 기술 적용 등은 전북의 산업 구조와 결합할 수 있는 실질적 응용 영역이다.
다만 양자산업은 장기전이자 총력전이다. 제도적 기반 정비, 전문 인력 양성, 산학연 협력 체계 구축,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확장이 병행되지 않으면 지역 전략은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전북은 양자 관련 법·제도 정비와 함께 기업 유치와 스타트업 육성, 대학·연구기관과의 연계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화해야 한다.
지금은 양자기술의 모든 것을 선점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라, 어디에 집중하고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 선택해야 할 시기다. 전북이 지역산업과 결합된 실증·응용 중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한다면, 수도권 연구개발 중심 구조를 보완하는 국가 양자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도약할 수 있다.
양자기술은 국가 미래 산업 질서를 좌우할 전략 인프라다. 전북이 국가 정책과 긴밀히 연계된 중장기 로드맵을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할 때, 양자산업은 전북 산업 대전환의 촉매이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지금의 도전이 전북의 미래 산업 지형을 결정할 중대한 분기점임을 직시하고,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략 실행을 강력히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