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도가 주민 참여형 재생에너지 모델인 ‘햇빛소득마을’의 본격 추진을 위해 민관합동 현장지원체계를 가동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다. 그동안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양적 성장에는 일정한 성과를 거뒀지만 정작 지역 주민에게 돌아가는 실질적 이익은 제한적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시도는 정책의 방향을 ‘주민 체감형’으로 전환하는 의미를 지닌다.
햇빛소득마을은 주민이 협동조합을 구성해 태양광 발전사업에 직접 참여하고, 그 수익을 마을 공동체와 공유하는 구조다. 단순한 발전 설비 설치를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공동체 회복을 동시에 도모하는 모델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민 주도형 사업은 초기 단계에서 적지 않은 난관에 부딪히는 것이 현실이다. 협동조합 설립 과정의 행정적 부담, 적정 부지 확보의 어려움, 복잡한 인허가 절차, 전력 계통 연계 문제 등은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감당하기에는 결코 가볍지 않은 장벽이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가 지자체와 공공기관, 사회적경제 조직을 아우르는 현장지원단을 구성한 것은 매우 실효적인 접근이다. 주민 설명회와 상담, 협동조합 조직화 지원부터 부지 발굴, 인허가, 계통 연계까지 전 과정을 밀착 지원하겠다는 구상은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다. 특히 유휴부지 발굴과 전력망 연계 가능성 사전 점검은 사업 지연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보다 ‘신뢰’다. 재생에너지 사업은 그동안 일부 지역에서 주민 수용성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사례가 적지 않다. 햇빛소득마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단순한 참여자가 아니라 실질적인 주체로 자리매김해야 하며, 수익 구조 역시 투명하고 공정하게 설계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보 공개와 의사결정 과정의 민주성이 철저히 보장돼야 한다.
아울러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도 뒤따라야 한다. 발전수익의 안정적 배분 구조, 장기적인 유지관리 체계, 쓰고 남은 전력을 담을 수 있는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 기술적 요소에 대한 지원이 병행되지 않으면 사업은 일회성에 그칠 수 있다. 민관합동 지원단은 단순한 행정 지원을 넘어 이러한 구조적 기반을 함께 설계하는 역할까지 수행해야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
전남 신안군을 비롯한 일부 자치단체의 성공 사례가 증명했듯이 햇빛소득마을은 재생에너지 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발전 이익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안에서 순환하고, 주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전북도가 구축한 민관 협력 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한다면 이는 전국적으로 확산 가능한 모범 모델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실행력이다. 촘촘한 현장 지원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햇빛소득마을이 이름 그대로 ‘햇빛이 곧 소득이 되는’ 정책으로 뿌리내릴 때, 전북의 에너지 전환은 비로소 ‘복지 모델’의 한 축으로 완성도를 갖추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