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유망주에서 연 매출 2억 원의 베테랑 농부로 변신한 청년이 있다. ‘전주 동산베리팜’의 김대진 대표는 운동선수의 길 대신 부모님의 권유로 농업에 뛰어든 후, 고품질 품종인 ‘홍희’ 딸기를 통해 자신만의 청년농부의 길을 가고 있다. 특히 초기 자본과 기술 습득의 어려움을 부모님의 든든한 지도와 협력으로 청년 농업인의 안정적인 정착 모델을 보여준다. 전주 근교라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고당도 완숙과'를 출하하며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김 대표의 농장을 취재했다.
1. 도복 대신 전정 가위를 잡다: 운동선수의 과감한 변신
전북 전주시 덕진구, 도심의 소음이 잦아들 무렵 나타나는 넓은 비닐하우스 단지 속에는 ‘전주 동산베리팜’이라는 이름의 딸기 농장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의 주인장 김대진 대표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매트 위를 누비던 태권도 유망주였다.
“운동선수로 활동하면서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전공을 살려 사회에 정착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죠.” 진로로 고민하던 그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한 것은 부모님이었다. 농업의 가능성을 먼저 내다본 부모님의 권유로 그는 과감히 도복을 벗고 흙과 식물을 만지는 농부의 삶을 선택하게 되었다.
2. 부모님이라는 든든한 '멘토'와 함께한 초기 정착
청년 농업인들에게 가장 큰 진입 장벽은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과 경험 부족이다. 김대진 대표 역시 토지 확보와 자금 마련이라는 현실적인 고충을 겪었지만,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큰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부모님은 경제적인 지원에 그치지 않았다. 농사 경험이 풍부한 부모님은 김 대표의 가장 가까운 스승이자 동료였다. 초기 투자 비용의 부담을 덜어주신 것은 물론, 재배 기술 습득부터 농장 운영의 세세한 부분까지 부모님과 끊임없이 의논하고 지도를 받을 수 있었다는 점은 초보 농군이었던 그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자산이 되었다. 곁에서 지켜봐 주고 함께 고민해 주는 가족의 존재는 김 대표가 농업에 빠르게 안착하고 자신감을 얻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3. '홍희' 품종과 스마트팜이 만난 고품질 혁명
김 대표가 선택한 주력 품종은 '홍희'다. 홍희는 일반 딸기에 비해 과실이 크고 당도가 매우 높으며, 특유의 향이 감도는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과육이 단단하여 식감이 훌륭하고 저장성까지 갖춰 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사랑받는 품종이다.
김 대표는 이 우수한 품종을 제대로 키워내기 위해 ICT 스마트팜 시스템을 도입했다. 온도와 습도를 자동으로 제어하여 노동력을 절감하고, 허리 높이에서 재배하는 고설재배 방식을 통해 위생과 효율을 동시에 잡았다. 현재 그는 전북농업기술원의 육묘 시범포 역할을 수행하며 약 1,200평 규모에서 연 매출 약 2억 원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4. 유통의 차별화: '80~90% 완숙과'의 신선한 승부수
전주동산베리팜의 징점은 유통 전략에 있다. 대형 공판장으로 멀리 보내는 일반 농가들은 배송 중 무름을 방지하기 위해 딸기가 채 익기도 전(약 60~70%)에 수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주 동산베리팜은 전주 시내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한다.
김 대표는 딸기가 충분히 익어 맛이 좋은 80~90% 완숙 상태에서 수확하여 즉시 출하한다. 갓 수확한 완숙과의 풍부한 향과 당도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전주근교 로컬푸드 매장과 이마트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5. 농장, 체험과 휴식의 공간으로: 6차 산업의 비전
김대진 대표가 그리는 미래는 작물을 키우는 곳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농장을 체험과 휴식이 공존하는 6차 산업 공간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이미 농장 내에 사무실과 교육장을 마련하여 관련 교육,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딸기 따기 체험과 디저트 만들기 클래스를 준비중이다. 그의 최종 목표는 농장의 이야기를 담은 ‘스토리베리 카페’를 운영하며 이색적인 디저트와 힐링 활동을 제공하는 지역의 명소를 만드는 것이다.
6. “배움이 살길이다”: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미래
김 대표는 “딸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지만, 결국 배움이 살길이다”라는 신념으로 딸기 마이스터 교육을 통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또한 전주시 청년 4-H와 전주 딸기연구회 활동에 참여하며 지역 청년 농업인 커뮤니티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부모님의 든든한 안내로 시작해 이제는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는 김대진 대표. 운동선수의 열정과 청년의 감각, 그리고 가족의 지지가 어우러진 ‘전주 동산베리팜’은 청년 농업의 힘찬 전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상훈 기자 (사진제공: 전북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