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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없고 의혹만 남은 전북도지사 경선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경선이 막을 올렸지만, 시작부터 선거판은 이미 깊은 진흙탕에 빠져들었다. 경선 직전 불거진 ‘대리운전비 제공’ 논란과 ‘식사비 제3자 대납’ 의혹이 연이어 드러나면서 정책과 비전 경쟁은 실종되고, 폭로와 반박이 난무하는 혼탁한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당초 3자 구도였던 경선은 김관영 후보의 제명으로 양자 대결로 재편됐지만, 구도 단순화가 곧바로 경쟁의 질을 높이지는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원택 후보에 대한 윤리감찰 결과 “개인 비위는 없다”고 판단하며 경선을 예정대로 진행했지만, 정치적 책임과 도덕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당사자들은 ‘정치공작’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경쟁 후보는 “도민 눈높이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권자들은 사실관계보다 공방의 수위에 더 노출되며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단발성 논란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간 이어져 온 각종 의혹과 갈등이 누적되며 선거판 전체를 흔들고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시민사회까지 가세한 장외 공방은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고, 지역 정치에 대한 불신 역시 커지고 있다.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전북에서조차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는 사실은 당의 도덕성과 공천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더욱이 법원이 제명 효력정지 가처분과 경선 중단 가처분을 모두 기각하면서, 탈락 후보의 향후 행보까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무소속 출마 가능성 등은 본선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치적 불확실성을 키우는 대목이다.

이제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사흘간의 투표와 여론조사를 거쳐 10일 저녁이면 최종 후보가 확정되지만, 그 결과가 누구의 승리로 귀결되든 지금과 같은 진흙탕 경선으로는 도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선거는 정책과 비전으로 경쟁하는 장이어야 한다. 상대를 흠집내는 데 몰두하는 정치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민주당은 이번 경선을 계기로 내부 검증과 윤리 기준을 재정비하고, 유권자 앞에 보다 성숙한 정치 문화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 글쓴날 : [2026-04-09 16: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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