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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의회 법인카드 논란, 전수조사로 신뢰 회복해야

전북특별자치도의회가 소속 의원의 ‘식사비 대납’과 ‘업무추진비 쪼개기 결제’ 논란이 확산되자 뒤늦게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은 만시지탄이다. 그러나 이번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회계 처리의 미비가 아니라, 도민의 세금이 특정 정치인의 정치 활동에 동원됐을 가능성이라는 점에 있다. 이는 도민 혈세의 사유화이자 지방의회의 책무를 근본부터 흔드는 중대한 사안이다.

논란은 지난해 11월 부안에서 열렸던 도지사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식사비 대납 의혹이 도의회 법인카드 사용으로까지 번지면서 촉발됐다. 특히 특정 의원이 간담회 비용을 사후에 분할 결제하고, 사용 목적을 ‘지역 현안 논의’ 등이라는 포괄적 단어로 기재한 정황은 의혹을 키우기에 충분하다. 형식적 요건을 갖췄다고 해서 내용의 정당성까지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관행이 반복돼 왔다면 조직적 문제로 봐야 한다.

도의회는 사용일과 결제일 일치, 목적 구체화 등 보완책을 내놓았지만 이는 사후 처방에 불과하다. 시민사회가 요구하듯 특정 사안만 들여다보는 ‘핀셋 점검’으로는 신뢰 회복이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부지불식간에 관행처럼 사용되어 온 동일 사안에 대한 전면적인 전수 조사다.

법인카드 사용 내역 전반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의혹이 제기된 사례는 예외 없이 검증해야 도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고, 그래야만 유사 사례의 재발을 막고 제도 개선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위법 또는 부당 사용이 확인될 경우 엄정한 책임 추궁이 뒤따라야 한다. 자체 감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수사기관의 객관적 판단도 받아야 한다. 지방의회의 자율성은 책임성과 투명성을 전제로 할 때만 존중받을 수 있다.

도민의 세금은 단 한 푼도 사적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도의회가 스스로를 철저히 점검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 전수 조사와 결과 공개,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조치가 뒤따를 때 비로소 도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 글쓴날 : [2026-04-15 13: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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