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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청 생존수영 '보여주기식 점검'… '전세버스·수심 기준 초과'

유정기 권한대행 방문 남원교육문화관 수심 1~1.2m·어린이통학버스는 없어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직영 수영장에서 생존수영 현장 점검을 진행하며 안전을 강조했지만 오히려 안전 사각지대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생존수영 수업을 위해 학생들을 외부 수영장으로 이동시키면서 어린이 통학버스가 아닌 일반 전세버스를 이용하고, 정작 교육 시설은 초등학생 권장 수심을 초과했다.

유정기 전북교육감 권한대행은 16일 전북교육청이 직영으로 전환한 남원학생교육문화관을 방문해 초등학생 생존수영 교육 현장을 참관했다.

하지만 남원학생교육문화관 수영장 경영풀의 수심은 1~1.2m로, 교육부가 초등학생 생존수영 매뉴얼에서 권고한 수심(80~100cm)을 넘긴다. 수심 0.6m의 유아풀 역시 적정 기준에 미달해 초등학생 대상의 실효성 있는 실습이 불가능한 구조다.

기준치를 초과하는 수심이 깊은 환경에서 교육이 이뤄질 경우 안전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해당 시설은 수심 보완을 위해 설치할 수 있는 보조 발판조차 마련하지 않았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52조 및 관련 규정에 따르면 13세 미만 어린이를 교육 목적으로 이동시킬 경우 어린이 통학버스를 이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어린이 통학버스는 황색 외관과 정지표시장치, 전용 발판 등을 갖춰야 하며, 어린이 보호용 보험에도 가입해야 한다.

이는 2013년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를 계기로 도입된 이른바 '세림이법' 취지를 반영한 조치다.

전북교육청 소속 직영 시설마저 생존수영 교육 환경의 기본 규격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유 권한대행의 현장 방문은 안전 점검이 아닌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쳤다.

현재 도내 다수의 초등학교는 안전 규격에 맞는 시설과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수심이 깊은 수영장과 어린이 통학버스가 아닌 전세버스를 오가며 안전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전북교육청 학교안전과 관계자는 "시내권 학교는 자체 통학버스가 없어 여건상 전세버스 활용이 불가피하다"며 "물이 깊어 두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은 따로 교육장에서 안전 교육을 진행하며, 수영안전관리자 4명을 배치해 같이 수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위기 상황에서 생존 능력을 기르는 교육에서 기본적인 안전 여건이 확보되지 않으면 오히려 사고 위험을 키울 수 있다"며 "특히 초등학교 3~4학년 안전에 취약한 연령대로, 이동 과정과 교육 환경 모두에서 보다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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