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사설] 친환경·저탄소 농업, 전북의 재도약 시험대

기후위기가 일상이 된 시대, 농업의 방향 전환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이런 점에서 전북자치도가 ‘친환경·저탄소 농업 메카’로의 재도약을 선언하고 올해 377억 원을 투입해 생산기반·유통·환경보전 등 3개 분야 23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은 시의적절하다. 특히 감소세를 보이던 친환경 인증 면적과 농가 수가 5년 만에 반등한 흐름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지도 읽힌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전국 친환경농업은 농가 수와 인증 면적 모두 뚜렷한 감소세를 겪었다. 수요는 늘지만 생산 기반은 위축되는 구조적 모순 속에서 농업인의 고령화와 비용 부담은 친환경 전환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해 왔다. 따라서 전북도의 이번 정책은 단순한 확대가 아니라 ‘지속 가능성’ 확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생산기반 측면에서 신규 농업인 육성과 멘토링, 품목 다양화 지원은 바람직한 접근이다. 벼 중심에서 과수·채소 등으로 확대하고 시설·장비 지원을 강화하는 것은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핵심 전략이다. 다만 시설 지원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기술 교육과 판로 연계까지 유기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유통과 소비 확대 역시 정책의 성패를 가를 관건이다. 학교급식과 공공급식 중심의 안정적 판로 확보, 안전성 검사와 물류 지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지역 내 소비를 넘어 대도시 시장까지 확장할 수 있는 브랜드 전략과 가격 경쟁력 확보 방안이 병행되지 않으면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주목할 부분은 농업환경 보전과 저탄소 농업 확산이다. 논물 관리, 바이오차 투입 등은 온실가스 감축과 토양 개선이라는 이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북이 저탄소 농산물 인증 면적 전국 1위를 기록한 성과를 이어가려면 인증 확대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소득 증대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결국 친환경·저탄소 농업은 정책 지원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농업인 참여, 소비자 신뢰, 시장 구조가 함께 맞물릴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생태계가 구축된다. 전북자치도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현장 중심의 촘촘한 실행으로 ‘대한민국 농업 전환의 모델’을 만들어내길 기대한다.
  • 글쓴날 : [2026-04-17 13:02:54]

    Copyrights ⓒ 전북타임즈 & jeonbuktimes.bstorm.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