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맞아 전북 지역 일선 학교들이 현장체험학습에 나선 가운데, 숙박형 수학여행 대신 당일치기 교외 활동을 여러 차례로 쪼개서 진행하는 기형적인 운영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야간 학생 지도에 따른 안전사고 책임과 인솔 교사의 형사처벌 불안감을 피하기 위해 학교 현장이 고안해 낸 고육지책이다.
지난 2022년 강원도 속초 현장체험학습 도중 벌어진 교통사고로 인솔 교사가 법적 처벌을 받으면서, 일선 교사들의 심리적 위축과 책임 부담이 증폭된 데 따른 여파다.
이에 도내 일부 학교들은 기존 2박 3일 일정의 숙박형 수학여행을 전면 취소했다. 대신 학기 중 시기를 나눠 각기 다른 장소로 '비숙박 당일형' 체험학습을 여러 번 다녀오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교사들의 법적 책임에 대한 공포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21일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교사의 89.6%가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 발생 시 개인이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호소했다. 최근 1년간 숙박형 체험학습을 정상적으로 진행한 학교는 53.4%에 그쳤다.
숙박형 체험학습 추진 시 요구되는 전북교육청의 과도한 행정 절차도 '쪼개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교육청의 현장체험학습 안전점검 체크리스트에 따르면, 숙박형의 경우 교사들이 학생 인솔뿐만 아니라 차량 전 좌석 안전벨트 이상 유무, 운전자 적격 심사, 출발 시 운전자 음주 감지까지 직접 확인하고 책임져야 한다. 준비 과정의 행정 업무가 과중하다는 응답은 84.0%에 달했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교사에게 무한 책임을 강요하는 현 제도를 정비하고 교육감이 일정 부분 책임을 지는 면책 조항이 마련되지 않는 한, 정상적인 숙박형 체험학습 운영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숙박형을 1일형으로 변경해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자료는 따로 파악한 바가 없다"며 "어떤 방식으로 현장체험학습을 운영할지는 전적으로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