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북지사 경선이 파행을 거듭하며 ‘민주주의의 실종’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이재명 대통령이 그간 천명해온 ‘공정한 시스템 공천’이라는 원칙이 전북에서만큼은 어떻게 무너져 내릴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중앙의 리더십이 전북에만 오면 원칙을 잃고 계파의 이익과 특정 인물의 심기를 살피는 ‘심기 경선’으로 전락했다는 도민들의 분노는 이제 임계점을 넘어섰다.
이 대통령은 그간 ‘이기는 민주당’을 위해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에 의한 인물 발굴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전북지사 경선에서 보여준 중앙당 지도부의 행태는 과연 시스템에 의한 것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68만 원 대리비를 이유로 현직 지사를 단 12시간 만에 ‘기습 제명’한 칼날이, 제3자 식비 대납 의혹이 불거진 특정 후보 앞에서는 무뎌지다 못해 면죄부로 변했다. 이것이 이재명식 시스템인가, 아니면 전북을 특정 계파의 전유물로 여기는 오만한 리더십의 발로인가.
무엇보다 비정한 것은 동료 의원의 절규를 대하는 태도다. 불공정 경선에 항의하며 12일간 단식하다 저혈당 쇼크로 응급실에 실려 나간 안호영 의원을 향해, 정청래 지도부는 끝내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동료가 사경을 헤매는 농성장을 뒤로하고 ‘선상 회의’를 떠나는 지도부의 모습에서 도민들이 본 것은 ‘소통’이 아닌 ‘폭거’였다. 전북은 무조건 밀어줄 테니 밟아도 된다는 오만함이 아니고서야 감히 이토록 잔인할 수는 없다.
야당의 무능에 안주해 벌이는 이러한 ‘그들만의 리그’는 결국 전북 민심의 이반을 불러올 것이다. 전북 도민은 민주당의 소모품이 아니다. 중앙의 리더십이 외치는 정의가 지역의 현장에서는 불공정한 침묵과 편파적인 가위질로 변질되는 상황을 도민들은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 원칙 없는 경선, 사람에 대한 예의조차 없는 리더십은 결코 정당성을 얻을 수 없다.
민주당 지도부에 경고한다. 전북을 ‘만만한 표밭’으로 여기며 시스템을 농단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 이재명 리더십이 전북에서 ‘실패한 리더십’으로 기록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무너진 원칙을 바로 세우고 도민 앞에 진심으로 사죄해야 한다. 민심을 잃은 정당에게 미래는 없다. 전북의 자존심을 짓밟은 대가는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준엄한 심판으로 돌아올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