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의 도덕적 해이가 마침내 선을 넘었다. 1인당 6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노조의 조합원들이, 사내 게시판을 중심으로 사회 취약계층을 돕는 기부금 약정을 단체로 해지하는 이른바 ‘기부 취소 릴레이’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은 충격을 넘어 참담함을 안겨준다.
삼성이 2010년부터 운영해 온 ‘매칭 그랜트’ 제도는 임직원의 자발적인 기부금에 회사가 동일한 금액을 얹어 희귀질환이나 장애로 고통받는 아동들을 돕는 소중한 생명줄이었다. 그러나 노조원들은 회사가 매칭으로 기부하는 돈이 아깝다는 이유로 십수 년간 이어진 기부를 단체로 철회하고 있다. 심지어 사내 게시판에 취소 인증글을 올리며 다른 노조원들의 동참까지 부추기고 있다. 이보다 더 탐욕스럽고 비정한 이중성이 어디 있는가.
노조의 권리 주장도 사회적 책임과 상호 신뢰라는 보편적 가치 위에 서 있을 때 비로소 정당성을 얻는 법이다. 연간 영업이익의 15%에 달하는 45조 원의 성과급은 당당하게 요구하면서, 병마와 싸우는 아이들을 돕는 매달 몇만 원의 기부금은 아까워 등을 돌리는 이들이 어떻게 국민을 향해 자신들의 파업을 지지해달라 말할 수 있겠는가. 나눔의 가치를 훼손하고 사적 이익에만 눈이 먼 이기주의의 끝판왕을 보는 듯하다.
이러한 노조의 폭주에 내부 구성원들조차 등을 돌리고 있다. 무리한 성과급 요구와 비정한 기부 거부 움직임에 실망한 직원들이 하루에만 1,000건이 넘는 탈퇴 신청을 하며 노조를 이탈하고 있다. 내부에서 일어나는 이 무더기 탈퇴 릴레이야말로 노조의 도덕적 파산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신호다.
노조 지도부와 조합원들은 이제라도 자신들의 행동이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라는 노동운동의 본질을 얼마나 심각하게 짓밟았는지 직시해야 한다. 국민의 지탄과 내부의 외면을 받는 노조에게 남는 것은 고립뿐이다. 더 이상 ‘사회적 책임’이라는 가면을 벗어던지고 이기주의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지 마라. 도민과 국민은 탐욕에 눈이 멀어 약자의 눈물까지 외면하는 노조의 행태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